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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한은 "백신 접종 빨라지면 올해 4.8% 성장"…금리인상 깜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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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한국은행은 27일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이 빨라진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4.8%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본적으로 4%를 예상하면서도 비관 시나리오 하에선 성장률이 3.4%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의 전망대로 우리 경제가 성장한다면 2010년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성장률이 4%를 넘어서게 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8차례(12개월) 연속 연 0.5%로 동결했지만 '매파' 본색을 숨기지는 않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현 통화정책은 큰폭의 완화 기조"라며 "금리 정상화를 서두르지는 않겠지만 또 실기하지도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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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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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빨라지면 올 4.8%까지 가능"

한은은 27일 발표한 '2021년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기본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3.0%에서 4.0%로, 내년 2.5%에서 3.0%로 각각 상향조정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있고 이에 우리나라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에서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는 점도 반영했다. 연간 4%성장률이 가능하려면 단순 계산으로 남은 분기당 0.7~0.8%정도 성장률을 보이면 된다.

특히 백신접종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진다는 긍정 시나리오 하에서는 올해와 내년 각각 4.8%, 3.6%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감염병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는 비관 시나리오에서의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3.4%, 내년 2.4%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5.8%, 내년 4.1%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이환석 한은 부총재보는 "성장률 1.0%포인트 상향조정이 흔한 일은 아니"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2009년 말 전망할 때 1%포인트 이상 상향 조정했다. 이번에도 2월 전망보다 상방 리스크로 잡았던 것이 상당히 많이 현실화되면서 전망치를 큰폭으로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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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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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조정 요인을 기여도 측면에서 보면 미국 등 주요국 회복세 등 대외요인이 성장률을 0.7%포인트 높였고,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대내요인이 0.3%포인트 높였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지난 전망 이후 미국, 유로 지역 등 주요국에서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고 있고 미국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3월 중순 확정됨에 따라 경기 회복세가 큰폭 확대되며 우리나라 3~4월 수출이 500억달러를 웃도는 등 당초 예상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성장에 대한 지출부문별 기여도를 따져보면 내수와 수출에서 모두 큰폭 플러스 전환을 예상했다. 내수 기여도는 2020년 -0.3%포인트(p)→2021년 1.8%포인트→2022년 2.3%포인트로 점차 올라갈 것으로 봤다. 수출은 2020년 -0.7%포인트→2021년 2.2%포인트→2022년 07%포인트로 예상했다.


고용·수출·물가 모두 ↑

경제 부문별로도 고르게 개선될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민간소비는 가계심리가 회복되고 소득여건 부진도 완화되면서 개선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특히 감염병 확산으로 위축됐던 대면서비스와 의복 등 준내구재 소비가 늘면서 개선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는 IT(정보기술) 부문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신성장·친환경 등 비IT부문도 개선되면서 견조한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투자 역시 지난해부터 이어진 착공물량 증가에 힘입어 건물 건설을 중심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설비투자, 지식재산생산물투자, 상품수출, 상품수입 모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 지표도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취업자 수가 올해중 14만명, 내년중 23만명 각각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타격을 입었던 대면서비스 수요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제조업 업황이 개선되면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서비스업 취업자수도 백신 접종으로 감염병 확산세가 진정되는 가운데 정부의 고용지원 정책 등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폭이 줄어들면서 지난해보다 흑자규모가 다소 축소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IT 경기호조 등으로 상품수출은 늘었으나, 유가상승과 내수회복으로 상품수입도 크게 증가하면서다. 이에 흑자규모는 올해와 내년 각각 700억달러, 65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에따라 GDP(국내총생산)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지난해 4%대 중반에서 올해 3%대 후반, 내년에는 3%대 중반으로 점차 하락할 전망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는 기존 1.3%에서 1.8%로 상향조정했다. 반면, 내년 전망은 기존과 같은 1.4%를 유지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1.0→1.2%)와 내년(1.3→1.4%) 모두 올려잡았다. 올해는 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 등 공급 측 요인이 큰데다 경기회복세로 수요측 물가압력도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년 중엔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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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시점 빨라지나…"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높은 성장률과 부문별 회복이 전망된 만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도 빨라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치인 2.0%에 미치지 못했지만 상향 조정됐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눈에 띈다. 1분기 말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 빚은 1765조원 규모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다. 증가 속도도 가팔라 금리인상으로 가계 빚을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총재는 "코로나와 백신 접종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경기 회복세는 지속시키면서 금융불균형 누적을 방지하기 위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할 필요가 있고 늦지 않게 대응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코로나 변수가 남아있지만 불확실성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김 국장은 성장률 상향의 배경으로 백신 관련 불확실성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총재보는 "선진국에서 백신접종이 생각보다 빠르게 되고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맺은 한미글로벌 백신 파트너십 등 정부의 다각적 노력으로 인해 백신 불확실성이 크게 줄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총재는 처음으로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금리 인상에 대해 시장에 미리 신호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는 의견에 그는 "연내 인상 여부는 결국 경제 상황의 전개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내 경제의 견실한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당분간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며 "조정의 시기를 미리 못박는 것 같아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경제 상황에 맞춰 금리 정상화를 서두르지도 않고 실기하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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