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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술

    [단독] '대권 수업' 윤석열 이번엔 블록체인 스타트업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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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 셋째)이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블록체인 게임 스타트업 나인코퍼레이션 사무실에서 2030 창업자들과 만났다. 왼쪽부터 하시은 논스 대표, 김재석 나인코퍼레이션 공동대표, 윤 전 총장, 이범규 팀스파르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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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기 대선 유력 주자 중 한 명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이 최근 20·30대 정보기술(IT) 스타트업 창업자들을 만나 블록체인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분야에 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3월 퇴임 이후 이어온 '물밑 대선 수업' 행보의 일환이다. 윤 전 총장은 야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이후 외교·노동·경제·반도체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잇달아 비공개로 만났지만 2030세대 청년 창업자들을 만나 신기술 분야를 학습하고 토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정치권과 IT 업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블록체인 게임 개발업체 '나인코퍼레이션'의 김재석 공동대표, 블록체인 창업자를 위한 공유 공간 '논스'를 운영하는 하시은 대표, 일반인 코딩 교육 플랫폼의 '팀스파르타' 이범규 대표 등 3인과 만나 약 2시간 동안 대화를 나눴다. 이번 만남은 윤 전 총장이 청년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구조와 과제 등을 듣고 싶다고 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날 회동에선 참석 회사 소개와 함께 IT 업계 현안, 2030세대의 관심사 등을 주제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은 공유오피스의 창업 공간과 회사 사무실을 둘러보며 청년 창업자들과 블록체인·코딩 분야에 대한 학습도 체험했다. 윤 전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프로그래밍 능력이 필수적이라 초등학생들도 코딩을 배운다"며 "공무원들도 배워서 정책에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특히 나인코퍼레이션의 비대면 영상회의에 깜짝 참석해 임직원에게 격려 인사도 전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4차 산업혁명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과 함께 20·30대 청년 세대와의 소통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윤 전 총장은 이후 여론조사에서 단숨에 야권 지지율 1위 후보로 부상했다.

    [단독] 윤석열 대권수업…블록체인 시연하고 코딩 과외까지

    尹, 블록체인 스타트업 방문

    전직원 평균 연령 28세
    화상회의도 깜짝 참석

    '정책 만들때 데이터 우선'
    평소 소신 드러난 행보 눈길

    코딩교육 업체도 만나
    "범인 잡는 분인 줄 알았는데
    기술의 밝은 면 봐줘 놀라"

    매일경제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차기 대선을 앞두고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공부를 '블록체인'으로 시작했다. 대선주자의 기본 과목인 재정·조세·부동산 공부보다 코딩에 먼저 관심을 보인 까닭은 앞으로는 정책을 만들 때 데이터를 통한 사전 조사·사후 설득이 필요하다는 윤 전 총장의 평소 소신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먹구구식이 아닌 '데이터 기반 정책'이어야만 2030세대와도 접점을 찾을 수 있다는 게 윤 전 총장 주변인들 얘기다.

    20·30대 청년 스타트업 대표들과 지난 24일 만난 윤 전 총장은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시연해보고 코딩 분야 '속성 과외'도 받았다. 윤 전 총장이 블록체인 과외선생님으로 만난 김재석 나인코퍼레이션 공동대표는 27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에게 회사 설명을 길게 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깊게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개발 중인 블록체인 게임뿐 아니라 그 너머에 블록체인 프로토콜 경제가 미칠 영향력에도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나인코퍼레이션은 중앙 서버가 없는 블록체인 게임 엔진 '립플래닛'을 개발했다. 위·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에 게임 이력을 저장하는 방식으로, 게임회사 없이 사용자만 있으면 영원히 구동되는 가상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개념이다. 김 대표는 "이 기술을 게임뿐 아니라 공공 소프트웨어에 접목하는 방안도 지향하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은 설명을 들으면서 본인이 이해한 게 맞는지 되묻거나 앞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어떻게 쓰일 수 있는지 등을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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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록체인 기술을 긍정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관점도 이들과 공유했다고 한다. 블록체인을 구현한 대표적 사례인 가상화폐의 가격이 최근 급등락하며 투기성 거래나 사기 피해 문제가 대두된 상황이지만 중립적 입장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검사로서 범죄자를 잡던 분이라 막연히 업계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기술에 좋은 쓰임이 많다고 이해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이 회사의 영상회의에 참여해 임직원과 깜짝 인사도 나눴다. 평균 28세로 이뤄진 전 임직원 20여 명이 모두 접속한 회의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종종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어진 코딩 교육 스타트업 '팀스파르타'와의 만남에서도 디지털 전환, 2030세대의 관심사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팀스파르타는 KAIST 산업공학과 출신인 이범규 대표가 창업한 교육 플랫폼으로, 2019년 창업 이후 최근 누적 수강생 6만명을 돌파했다. 최근 2030세대 문과 출신 직장인들도 자기계발이나 커리어 전환을 위해 코딩 수업을 듣는다는 이 대표 설명을 듣고 윤 전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프로그래밍 능력이 필수라 초등학생들도 코딩을 배운다는데 공무원들도 배워서 정책에 활용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도 했다고 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블록체인 관련 창업자들의 공유 커뮤니티 공간 '논스'를 둘러보기도 했다. 김재석 대표는 "젊은 세대가 뭘 추구하고 만들려고 하는지 알고 싶어했던 것 같다"며 "정치적인 행사라기보다는 한두 분과 함께 편하게 들러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범규 대표도 "법조계에만 오래 계셨던 분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젊은 세대와 정보기술(IT) 업계에 관심을 보이고 대화가 통해서 즐겁게 설명해드렸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이 조만간 공식적으로 정계 진출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3월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한 후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정승국 중앙승가대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를 만난 것을 두고 '국정 현안 과외'를 받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블록체인 회사들을 만나고 와서는 1시간가량 감회를 얘기했다"며 "(윤 전 총장은) 정부가 무슨 정책을 만들기 전에 철저히 데이터에 기반한 사전 조사를 해서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2030세대와 대화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해독 능력이 필수인데 앞으로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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