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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양주 '갑질 모녀' 피해 고깃집 결국 휴업했다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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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모녀 사건 이후 경기도 양주의 고깃집에 응원의 메시지들이 줄을 잇고 있다. 가게 현관 앞에 놓여진 화환의 모습. [사진 = 최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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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업까지 하실 정도로 사장님 건강이 좋지 않다니 걱정된다. 얼른 쾌차하셨으면 좋겠다."

31일 오후 4시경, 경기도 양주시의 한 고깃집. 평소대로라면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아야 할 시간이지만 문이 여전히 닫혀있고 실내에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다.

상점 내에서 연신 전화벨이 울리고 있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도 없었다.

갑질 기사를 보고 멀리서 응원차 왔다는 손님 A씨는 발길을 돌리면서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아쉬움을 전했다. 영업 시작 시간인 오후 4시부터 30분간 손님 4팀이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렸다.

이 음식점 정문에는 '당분간 휴무한다'라는 안내문이 걸려있다.

이 고깃집은 최근 옆자리에 다른 손님을 앉혔다는 이유로 한 모녀가 환불을 요구하며 욕설과 협박 등 갑질을 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큰 화제를 모은 곳이다.

안타까운 사연에 '돈쭐을 내주자'는 움직임이 일어 최근 손님들이 크게 몰렸다.

하지만 해당 사건과 관련한 스트레스와 방역 문제로 가게 주인은 잠정 휴무를 결정했다.

가게 주인은 안내문을 통해 "멀리서 오신분들께 헛걸음하게 해드려서 죄송하다"라며 "당분간 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너무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고맙기도 하지만 걱정 또한 많이 됐다"며 "혹여나 여기서 확진자가 나온다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적었다.

갑질 모녀 사건이 전해진 뒤 전국에서 응원의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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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모녀 사건으로 알려진 경기도 양주의 한 고깃짓 정문 앞에 잠정 휴무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 = 최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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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가게 정문 앞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이용자가 보낸 것으로 보이는 화환과 함께 피로회복제 한 박스도 놓여져 있었다.

갑질 사건을 지켜본 이웃 상인들도 안타까운 마음이다.

피해 가게 옆에 위치한 병원 관계자는 "2년 넘게 사장님 부부를 뵀는데 평소에 큰 소리도 안 내시고 친절하셔서 손님이 많았다"라며 "화장실 갈 때도 마스크를 꼭 끼고 방역 수칙을 잘 지키신다"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7일 사장 부부는 보배드림을 통해 한 모녀가 손녀를 데리고 식사를 마친 뒤 방역 수칙 위반을 주장하며 환불을 요구했다는 글을 올렸다.

녹취록 파일과 글을 통해 갑질 모녀의 막말과 협박 내용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샀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 최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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