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버스는 제 시간에 출발해야"
나경원 "개문발차는 유승민에 유리한 것"
野 당대표 토론 '계파 논쟁' 가열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왼쪽부터), 이준석, 나경원 후보가 지난달 31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스튜디오에서 열린 100분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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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들 간 '계파논쟁'이 TV토론까지 이어졌다. 중진 후보들은 이준석 후보가 '유승민계'로 분류된다며 맹공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나경원 후보를 향해 "머릿속에 윤석열밖에 없다"며 맞받았다.
31일 MBC 100분 토론에서 나경원, 주호영, 홍문표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계파 정치' 문제를 지적하며 집중 공세를 펼쳤다.
후보들은 먼저 대선 승리를 위한 후보 단일화 방안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 나 후보가 "이 후보는 버스(경선)는 정해진 시각, 정해진 정류장에 선다고 했는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우리 당에 안 들어왔어도 버스(경선)를 출발시키겠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이 후보는 "주자에 맞춰서 룰을 세팅할 수는 없다. 윤석열이라는 이름을 이 자리에서 거론하는 순간, 나 후보 머리에는 윤석열밖에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어 "이 방송을 보는 다른 대권 주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나"라며 "4·7 서울시장 선거에서 우리가 승리한 이유는 밖에 있는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버스를 정시에 출발시켰기 때문이다. 공정한 경쟁에 따라 후보를 선출해서 이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다시 "우리 당만 개문발차 한다는 것은 유승민 전 의원에게 유리하게 하려는 것 아닌가. 그런 걱정이 있다"고 지적했고, 이 후보는 "역시 버스를 안 타보신 분 같다. 그게 어떻게 개문발차인가. 정류장에서 타는 것은 본인의 자유다. 우리 당이 개인의 사정에 맞춰 운영하는 순간 공당이 아니라 사당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후보도 이 후보를 향한 공세에 합류했다. 그는 "자칫 우리 당의 일정대로 일방적으로 진행하다 보면 그것이 기득권으로 비춰질 수 있다"라며 "밖에 있는 주자도 이런저런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우리의 준비를 마냥 늦출 수는 없지만, 일정한 시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이준석(왼쪽 사진부터)·나경원·주호영·홍문표·조경태 당대표 후보가 정견을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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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합당 문제도 거론됐다. 주 후보는 "이 후보가 대표가 되면 불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통합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있다. 또 대권 주자 중 한 분(유승민 전 의원)과 특별한 관계라 우려된다"라며 "계파 얘기를 안 하고 싶어도 (이 후보와) 유승민과의 관계 때문에 시비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저는 바른정당 출신으로, 당시 대선 후보가 유 후보였다. 바른정당으로 불리는 포괄적 계파라면 있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이어 자신이 유 전 의원 사무실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언론 인터뷰할 때만 잠시 사용했던 것"이라며 "거기에 제 물품도 하나 없다. 인터뷰할 때 몇 번 그 장소를 쓴 적이 있어서 그러는데, 저는 노원구 상계동에 제 사무실이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당 대표 후보들은 지난달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전국 5개 도시에서 합동연설회를 진행한다. 선거 결과는 오는 11일 발표되며, 당원투표 70%, 여론조사 30%를 합산해 선출된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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