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인공와우 어음처리기 써보니
작고 가벼워 눈에 안 띄는 일체형
앱으로 볼륨 조절, 프로그램 변경
배터리량 확인 등 간편하게 조작
2개월 전부터 인공와우 어음처리기 ‘칸소2’를 사용 중인 김재식씨가 무선 연동된 스마트폰을 조작하고 있다. 김동하 객원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마이크 2개 장착, 주변 자동 탐색
인공와우는 달팽이관에 이식하는 임플란트와 외부에 착용하는 어음처리기로 구성된다. 어음처리기는 몸 밖에 착용해 소리를 받아 전기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요즘 이 어음처리기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코클리어의 ‘칸소2’가 대표적이다. 최신 기술력을 기반으로 소음은 크게 줄이고 편리성은 강화했다.
김재식(54)씨는 칸소2 사용자다. 선천성 난청인 그는 5년 전 오른쪽 귀에 인공와우 이식술을 받았다. 그동안 칸소를 사용하다 두 달 전부터 새로 출시된 칸소2 제품을 쓰고 있다. 그는 “보청기를 꼈을 때는 물론이고 칸소 착용 시보다 소리가 명료하게 들린다”고 말했다. 사실 김씨는 인공와우를 이식하기까지 많이 망설였다. 수술이 많이 늦어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데다 겉으로 드러나는 어음처리기가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어음처리기는 귀걸이형과 일체형으로 나뉜다. 그는 “칸소 제품은 일체형 어음처리기라 크기가 작고 가볍다”며 “머리카락 속으로 착용하면 겉에선 눈에 띄지 않는다”고 했다. 칸소 제품은 일체형 어음처리기 최초로
2개의 마이크를 장착했다. 주변을 자동 탐색하는 스캔 기능을 통해 방향성을 조절하고 청력을 최적화해 일상의 다양한 환경에서 소리를 명료하게 들을 수 있도록 작동한다. 이로써 듣기 효과와 소리에 대한 방향성이 향상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 국제청각학 저널(2017)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칸소는 마이크가 1개인 어음처리기에 비해 소음 환경에서 약 68% 잘 들을 수 있다.
칸소2는 여기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사용자가 가장 편리하게 느끼는 건 스마트폰 무선 연동 기능이다. 칸소2는 애플 또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기기와 무선 연동이 가능한 어음처리기다. 전화 통화, 음악, 동영상 등을 무선 연동으로 어음처리기에 직접 연결해 소리가 좀 더 깨끗하게 들린다. 김씨는 “기존에는 어음처리기에 휴대전화를 대고 통화했다”며 “입과 휴대전화가 멀어지니 상대방이 온전히 알아듣기 힘들고 소음이 들어가는 문제가 있었다. 이제는 무선 연동이 가능해 전화 통화 음질이 좋아진 데다 예전보다 상대방에게 의사 전달이 잘된다”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자체 앱을 사용해 다른 장치 없이 휴대전화에서 다양한 소리 환경을 간편하게 조절한다. 그는 “휴대전화 앱을 통해 볼륨 조정, 프로그램 변경 등의 세팅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고 배터리 잔여량 역시 확인이 가능하다”며 “리모컨을 들고 다니면서 충전해야 하는 불편함이 사라져 좋다”고 말했다.
━
방수·방진 뛰어나 야외서도 편리
소음 환경에선 ‘전방 집중 모드’가 효자 역할을 한다. 소음이 심한 환경에서 대화하는 앞사람의 목소리를 더욱 뚜렷하게 들을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원할 때 휴대전화로 모드를 활성화하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그는 “식당에 갔을 때 전방 집중 모드를 유용하게 쓴다”며 “주변이 시끌시끌할 때 해당 모드를 사용하면 뒤쪽 소리를 낮춰줌으로써 전방 소리에 집중할 수 있다. 앞사람의 목소리가 좀 더 정확하게 들려 대화하기 편하다”고 강조했다.
칸소2는 야외 활동 시 불편함을 최소화하도록 제작됐다. 작고 가벼운 외형으로 착용감이 좋으며 IP68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을 갖췄다. 김씨는 “방수 기능이 우수해 평소엔 기기를 따로 제습하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며 “취미로 마라톤을 즐기는데 풀코스를 뛰어도 괜찮을 만큼 활동적인 생활습관에 효과적”이라고 했다. 자기 전 충전용 제습기에 넣고 자면 제습과 충전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점도 편리하다. 칸소2 배터리는 내장형 충전식이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 18시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그는 “기존에는 배터리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했다”며 “칸소2 배터리는 충전식이어서 계속 구매하지 않아도 돼 경제적인 부담이 덜하다”고 했다.
난청이 있는 성인은 소극적이고 위축될 수밖에 없어 사회적 고립감과 외로움, 우울증을 많이 호소한다. 김씨는 뒤늦게 인공와우 이식을 했어도 칸소2를 사용하면서 삶의 질을 많이 끌어올렸다.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사소통을 주저하지 않는다. 보청기를 착용하는 왼쪽 귀도 향후 인공와우를 이식할 계획을 세웠다. 그는 “나이 들었을 때보단 어릴 때, 한쪽보단 양쪽을 수술하면 효과가 훨씬 좋다고 들었다”며 “인공와우 양쪽 귀 수술 지원 대상이 성인까지 확대되고, 어음처리기 업그레이드와 같은 유지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이뤄져 많은 난청 환자가 혜택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