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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제발 처벌 좀 강하게 해라"…줄지 않는 음주운전 사고에 시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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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면허 음주 운전자, 20대 보행자 쳐 중상 입혀

최근 40대 가장 2명도 음주 차량에 치여 사망

시민들 "사람 죽었는데, 겨우 징역 몇년이냐" 공분

전문가 "상습 음주운전 막는 잠금장치 필요"

아시아경제

지난해 6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제2자유로 강매나들목 인근 서울 방향 도로에서 발생한 무면허 음주운전 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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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음주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전북 군산시 수송동에서는 무면허 상태로 음주 운전을 하다 지나가던 20대 보행자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해자는 과거 음주운전을 했던 전력으로 면허가 취소된 사람이었다.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음주운전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이 시행됐으나, 처벌은 여전히 미약하다는 지적이다.


전북 군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9분께 군산의 한 도로에서 40대 A씨가 음주 상태로 벤츠 승용차를 몰다 길을 걸어가던 B씨를 들이받았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9%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으며, 심지어 무면허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었으나 또다시 술을 마시고 핸들을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이 사고로 팔과 발목 등을 크게 다쳐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게 대해 '윤창호법'을 적용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으로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이고, 음주면허 정지·취소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말한다.


이 법안에 따라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경우 법정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서 '3년 이상의 징역 또는 무기징역'으로 강화됐다. 음주운전 적발 기준도 '3회 이상 적발 시 징역 1~3년 또는 벌금 500만~1000만원'에서 '2회 이상 적발 시 징역 2~5년 또는 벌금 1000만~2000만원'으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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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음주운전 단속./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법 강화에도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앗아가는 음주운전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일 충남 서산시 해미읍 한 도로에서는 술을 마신 운전자가 자전거를 타고 가던 40대 남성 2명을 들이받아 사망하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피해 남성 두 명은 자전거 동호회 회원들로, 야간 라이딩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은 모두 기혼으로 초등학생 자녀들을 둔 가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인 50대 남성 C씨는 사고를 낸 뒤 그대로 달아났으며 인근 골목에서 또 다른 차량과 부딪친 뒤에야 차를 멈췄다. C씨는 사고 당시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으며, 역시 무면허 상태였다.

최근 음주운전 건수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AS)에 따르면,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난 2018년 1만9381건에서 2019년 1만5708건으로 19%(3673건)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2019년)에는 1만7247건으로 다시 9.8%(1539건) 증가했다.


일각에선 음주운전 사고가 줄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처벌이 여전히 미약하다는 점을 꼽는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경우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으나, 실제 법 적용은 여전히 가벼운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해 4월 음주운전 등으로 사망사고를 낸 위험운전치사죄의 양형 기준을 최대 징역 12년으로 권고했다. 기본영역 양형기준은 '징역 2~5년'이며, 가중처벌이 필요한 사건은 '징역 4~8년'이다. 이는 법관이 피고인의 형을 정할 때 참고하는 기준으로, 중대한 가중사유가 없는 한 실제 판결은 이 범위 안에서 이뤄지게 된다. 윤창호법 시행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시민들은 공분을 터뜨리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음주운전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은 물론 피해자 가족들의 삶도 모두 파괴된다"라며 "사람이 죽었는데, 겨우 징역 몇 년으로 해결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처벌이 낮으면 음주운전 재범은 절대 줄지 않을 것이다. 제발 피해자들이 고통받는 만큼 걸맞은 처벌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전문가는 음주운전 사고 관련 국민 법 감정과 판결 사이에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지난달 25일 KBS 'NEWS D LIVE'와 인터뷰에서 "법원이 음주 운전자들을 어떻게 판결하는지를 보면 대부분이 벌금형 내지는 징역형 집행유예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이라며 "음주운전은 '살인 행위다'라고 국민들은 느끼는데 법원의 판결은 국민 기대를 따라오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모든 범죄 행위가 처벌만 강화한다고 해서 원천적으로 없어지진 않는다"라며 "처벌도 강화되어야 하지만, 상습적으로 음주운전하는 것에 대해 아예 원천적으로 음주운전을 못하도록 차단하는 잠금장치가 필요하다. 또 운전자 인식 자체를 바꿀 수 있게끔, 정부 차원에서 강화된 형태로 교육이나 캠페인 홍보 등이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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