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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기자수첩] '본인가 눈앞' 토스뱅크, 형님 위협하는 아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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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주당 약 8000원 짜리 쌍용C&E 주주가 됐다. 사회연결망서비스(SNS) 친구 초대 링크로 들어가 계좌개설만 하면 무작위로 한 회사의 주식 2주를 공짜로 주는 토스증권 이벤트 덕분이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증정대상 주식 가운데 비싼 주식이 당첨되는 '대박'을 기대하며 계좌를 만들었던 것도 잠시, 머쓱한 뒷맛이 남았다. 주식이 기본 재테크 수단이 된 요즘, 나의 머쓱함과는 무관하게 비슷한 꿈을 꾼 개미들이 많은 모양이다. 토스증권은 출범 두 달여 만인 지난 5월 말, 300만 계좌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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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년 전 무료 송금 서비스에서 시작해 증권, 보험에 은행까지. 비바리퍼블리카(토스)가 공격적 사업확장을 통해 '올라운드(all-round)' 금융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토스뱅크는 오는 9일 금융위원회의 본인가 심사를 앞두고 있다.

토스뱅크가 무난하게 본인가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내부에서도 본격 사업개시 준비가 한창이다. 특히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수익성'과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핵심 과제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토스뱅크에게 이 두 마리 토끼의 무게는 다른 은행들과는 사뭇 다르다. 토스뱅크는 최근 금융당국과 협의해 오는 2023년까지 잔액기준 전체 대출 가운데 44%를 중·저신용자에게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636억원 규모다. 기업대출이 거의 없는 인터넷은행으로서, 핵심 수익원인 개인 여신 서비스 절반을, 사업 시작부터 연체 가능성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로 채워야 한다면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특히 토스의 목표치는 절대적인 잔액 규모로 따지면 기존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견줄 바가 아니지만 전체 대출잔액 대비 비중으로는 이들 은행을 훌쩍 넘어선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을 각각 30%, 32%까지 늘리기로 했다.

토스는 자신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에서 서민들이 넘기 어려운 1금융권 문턱을 낮추는 의미에서 인터넷 은행 출범을 추진한 만큼 제 역할을 해내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나머지 은행들이 소홀했던 중·저신용자를 주요 고객으로 겨냥해 인터넷은행 후발주자로서 시장 침투에 성공하겠다는 포부다.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때 금융당국과 한 약속과 달리 의무를 소홀히 한 것은 맞지만 나름의 변명은 있다. 성실하게 대출금과 이자를 갚아나갈 수 있는 중·저신용자 대상 규모는 크지 않은 반면 연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수익 대비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결국 토스뱅크의 목표 달성은 실제 고객특성을 반영, 고도화한 자체적인 신용평가모델(CSS)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연체율이나 부실률은 낮추는 반면 이자는 꼬박꼬박 내는 고객들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가려내느냐다.

토스의 무기는 그동안 기초적인 금융서비스인 송금 서비스 등을 무료로 제공하며 확보한 1800만명 넘는 누적 가입자다. 이들의 금융정보를 토대로 개발한 CSS를 적용해 목표치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토스가 금융당국과 회사의 바람대로 중·저신용자를 포함한 서민들의 금융서비스 접근성을 확대해 금융의 저변을 넓히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지, 단순 인터넷은행 후발주자에 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brlee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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