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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확진자인데 가게서 침 좀 뱉을까?” 수제버거집에 갑질 한 여성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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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한 수제버거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렸다고 주장하는 여성에게 황당한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강원도 원주에서 수제버거집을 운영 중인 A씨가 ‘코로나 걸린 교사에게 모욕적인 갑질을 당했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5시61분경 한 배달 앱에서 햄버거 2개를 주문받았다. 그날 오후 5시16분 B씨의 집 앞에 도착해 벨을 눌렀으나 반응이 없자, 전화 일곱 통을 했고 B씨는 받지 않았다.

이에 A씨는 “문고리에 햄버거를 걸어두고 문자를 남기고 왔다”며 “배달 앱 측에 이런 상황을 설명하니 3시간 뒤까지 고객의 연락이 없으면 폐기해야 한다고 해서 시키는 대로 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다음 날 오전 5시에 B씨에게서 연락이 왔다고. A씨가 글과 함께 공개한 녹취록에서 B씨는 “여자 혼자 개와 살면서 배달 음식 주문할 때 개들이 짖을까 봐 문 두드리지 말고 문 앞에 놓고 문자를 달라고 꼭 써 놓는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A씨가 받은 주문 사항에는 이러한 메모가 없었다.

B씨는 “수면제를 먹고 자면서도 중간중간 배달이 왔나 확인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없기에 이상해서 꿈을 꿨나 싶었다”고 했고 A씨는 배달 앱의 방침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런데도 B씨는 “제가 애들 가르치는 직업이라 한번 화가 나면, 어머니(A씨)한테 화낼 일이 아니긴 한데 너무 화가 나는 상황”이라며 언성을 높이며 “다 필요 없고 주문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세계일보

그러자 A씨는 “저희는 음식을 만들어서 거기까지 갔었다. 하루 지나서 취소하는 건 아니다. 고객님이 자느라고 못 받은 거 아니냐. 저희가 문 두드리고 연락을 했다. 고객님이 잘못하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후 B씨의 환불 요구는 더욱 심해졌다. B씨는 “나 코로난데 마스크 벗고 거기 가서 기침 좀 할까요?”라며 “요즘 출근 안 하고 있다. 아주 기분이 막 상한다. 기다려라. 경찰에도 얘기하고 방역수칙 어기러 간다고 하고 가게에 침 막 뱉고 올 것”이라고 주장한 것.

연이어 B씨는 “우리 반 아이가 확진이라 (나도) 확진자일 건데 열이 계속 안 떨어져서 집에 있다. (햄버거) 찾으러 갈 것”이라고 소리쳤고 A씨는 “업무방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B씨는 “나는 학교 선생님인데 새벽에 경찰에서 전화 많이 받는다. 부모가 없는 학생이 문제를 일으키면 나라도 나와야 한다고 하더라”며 “제가 경찰에 ‘수학 문제 내다가 2시에 잠들었는데 어떻게 가느냐’고 말 못 한다. 돈벌이하는 사람이 1시에 자든 5시에 자든 우리가 할 일은 우리가 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였다.

한편 유튜브 채널 ‘구제역’에서도 이 사연을 조명했다.

유튜버는 해당 사연의 녹취록과 문자 메시지 등을 본 후 자신을 교사로 칭했던 B씨에 대해 구글링을 한 결과를 알렸다. 그는 “교사가 맞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정교사가 아닌 기간제 교사”라며 “현직 교사가 아닌 전직 교사가 갑질한 것”이라고 밝혀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배달기사다. 여기 사장님 기사분들에게 고생하신다고 야식으로 햄버거 주시는 사장님이다. 항상 먼저 인사해주는 분인데 사장님께 가서 응원 드려야겠다”, “이게 과연 실화인가요”, “나도 술먹고 새벽에 집에 들어와서 배달시킨 다음에 잠든 적 있는데 다음 날 일어나서 놀라서 죄송하다 했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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