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혼란에 경제마저 불안”…자영업자들 울상
계엄 선포 하루 전 “소상공인 지원” 약속…불신↑
연말 대목 앞두고 소비 심리 위축, 불안정한 정국
“각자도생” 외치며 버텨야 한다는 목소리 ‘지배적’
#2.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54) 씨도 계엄 선포 소식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이 씨는 "정치 싸움은 익숙하지만 계엄령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장사를 하는 입장에서, 대통령이 누구든 경제만 안정적이면 좋겠는데 이런 상황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3. 안경점을 운영하는 박모(47) 씨도 혼란스러운 마음을 드러냈다. 박 씨는 “상인들끼리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거냐’며 걱정을 나누었다”며 “연말 대목을 앞두고 계엄령 사태가 혼란만 키웠다”고 토로했다.
한산한 골목시장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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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는 소상공인 지원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예정됐던 경제관계장관회의는 취소되었고, 소상공인 지원 예산 논의도 불투명해졌다. 이번 회의는 소상공인 금융 안전망과 지역상권 활성화 방안 등 민생 대책을 구체화하려던 자리였다.
소상공인 주무 부처도 새벽 긴급 회의를 열었으나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상공인 단체 역시 “정책 향방을 예의주시 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일 충남 공주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소상공인 지원을 넘어 소비 심리를 진작시키겠다”며 배달앱 수수료 인하, 악성 리뷰 피해 구제 등 정책을 발표했다. 이 약속은 계엄 선포와 해제로 빛이 바랬다.
작년 크리스마스 당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사람들로 가득 차 있는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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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은 "민생토론회는 보여주기식 아니었냐", "정부 지원 다 끊길 것 같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자영업자는 “며칠 전 백종원 1000명을 육성하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계엄이라니, 자영업자는 안중에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6시간 만에 해제되었지만, 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제와 민생 안정이라는 목표와는 거리가 먼 행보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각자도생"을 외치며 버텨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소비 심리 위축과 불안정한 정국이 계속된다면, 이들의 시름은 더 깊어질 전망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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