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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초유의 현직 당대표 징계

헌정사 첫 30대 '0선' 대표 이준석, 한국정치 판을 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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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돌풍' 정치권 강타 (上) ◆

매일경제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대표(36)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환하게 웃으며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43.8%를 득표하며 제1야당 대표로 선출됐다. 국내 주요 정당에서 30대 당대표가 나온 것은 헌정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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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만 36세인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로 11일 선출됐다. 헌정 사상 최초로 30대 제1야당 대표가 배출돼 정치권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국회의원 경력이 전혀 없는 '0선' 이준석 대표가 4·5선 중진 의원을 모두 꺾고 당선된 것은 정치혁신과 세대교체를 향한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가 내년 3월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선거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신임 당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합산해 총 9만3392표(43.8%)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4선 경력의 중진인 나경원 후보는 7만9151표(37.1%)를 받아 2위에 머물렀다.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았던 5선의 주호영 후보도 2만9883표(14%)를 얻는 데 그쳤다. 조경태 후보(5988표·2.8%)와 홍문표 후보(4721표·2.2%)가 뒤를 이었다.

이 대표는 당원 투표에서 득표율 37.4%로 나 후보(40.9%)에게 뒤졌지만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58.8%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최종 승리했다.

이 대표는 제1야당 사령탑을 맡으며 내년 3월로 예정된 차기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국민의힘은 지난 4·7 재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여세를 몰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을 앞서는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특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도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의힘 입당과 후보 선출 과정이 차기 대선을 앞둔 야권 당대표의 최대 정치적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변화를 통해 우리는 바뀌어서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원들을 향해 "세상을 바꾸는 과정에 동참해 관성과 고정관념을 깨달라"며 "그러면 세상은 바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다양한 대선주자와 지지자들이 공존할 수 있는 당을 만들겠다"며 "내가 지지하지 않는 대선 후보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욕부터 시작하는 야만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당대표 선거와 별도로 치러진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조수진 후보가 10만253표(24.1%)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전북 익산이 고향인 호남 출신 여성 비례대표 의원이 가장 많은 표를 받은 것이다. 이어 배현진 후보가 9만2102표(22.2%), 김재원 후보가 6만2487표(15%), 정미경 후보가 4만4591표(10.7%)를 얻어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45세 미만 후보 가운데 뽑은 청년최고위원에는 1990년생 김용태 후보(6만5084표·31.8%)가 선출됐다. 청년 최고위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여성으로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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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세력과 확실한 선 긋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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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前총장 입당 최대과제

YS·DJ 40대 기수론 연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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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11일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나경원 후보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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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에 만 36세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취임하면서 야권 개혁과 정권 교체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에 뿌리를 둔 보수당의 '얼굴' 역할로서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국내 정당에 30대 당 대표가 배출된 것도 사상 처음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는 22세, 전임 당 대표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는 무려 45세의 나이 차가 나는 파격적인 세대교체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정치권에서 강하게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을 여실히 보여준 셈이다. 국민의힘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180석' 거대 여당의 그림자에 짓눌려 무기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정치권 변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스포트라이트까지 받게 됐다.

이 신임 대표의 돌풍은 1970년대 '40대 기수론'을 들고나와 정치권 세대교체를 주도했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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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11일 전당대회 직후 "변화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반영됐다"며 "결국 우리 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 대통합에 많은 국민과 당원들께서 지지를 보내줬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수락연설에선 공존과 통합, 공정의 메시지를 냈다. 그는 "모든 재료를 녹여버리는 용광로가 아닌, 다양한 사람이 고유의 특성을 유지한 비빔밥을 생각해보라"며 "누군가에게 '청년다움', '중진다움', '당대표다움'을 강조하면서 개성을 갈아버리지 않아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취임 후 첫 일정으로 보수의 핵심 가치인 '안보'를 강조하는 한편 청년 세대를 위한 의제 발굴과 군부 쿠데타 상황에서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미얀마 문제에 대한 관심을 언급했다. 외연 확장도 함께 강조한 것이다. 그는 가장 먼저 방문할 곳으로 대전의 국립현충원을 꼽으며 "천안함 용사 유족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민주당의 전 부대변인이 한 방송에서 "천안함 함장이 자기 부하를 수장시켰다"고 한 발언을 꼬집은 것이다.

여당과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는 "국정을 위해 협력할 건 협력하되 문재인정부가 안 좋은 모습을 보일 땐 제가 방송 토론에서 했던 것처럼 가장 매섭고 창의적으로 지적하는 야당이 되겠다"고 말했다. 강경 보수나 극우 세력과 선을 긋겠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 대표는 "우리의 당리당략으로 국가의 중요한 근간을 흔드는 건 야당이 결코 채택해선 안 되는 투쟁"이라며 지난해 총선 때 보수 일각에서 제기된 부정 선거 논란을 예로 들었다. 야권이 제기했던 코로나19 백신 문제에 대해서도 "일부 당내 인사들의 '백신 불안' 언급으로 저희가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국민에게 줬다"고 지적했다.

변화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임기를 시작하게 됐지만 이준석 대표가 내년 대선을 9개월 앞두고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당 안팎의 야권 주자들을 통합해낼 역량이 있는지, 이를 위해 어떤 방법을 택할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당장 야권에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입당, 스스로 '악연'이라고 인정한 바 있는 안철수 대표와의 국민의당 통합 논의 등이 주요 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문제의식을 염두에 둔 듯 "다수의 대선 주자들과 소통하고 있다"며 "안철수 대표와는 합당 절차를 마무리하기 위해 가장 먼저 소통이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또 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와 관련해서도 "선거 과정 중에 여러 차례 소통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당의 자강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이고, 우리 당과 함께하고 싶어하는 대선 주자들에게도 문호를 활짝 열겠다"면서도 대선 경선 과정은 '당내' 주자들을 우선시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다. 이 대표는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을 언급하며 "이분들이 자신감을 갖도록 영역을 만드는 게 1번 과제"라고 말했다. 당 밖 주자로는 윤 전 총장, 안 대표, 최재형 감사원장을 거론한 뒤 "만약 정치 참여 의사가 있다면 제가 당 대표로서 안내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주원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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