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이례적으로 '한해 두번' 희망퇴직 실시
KB국민·신한, 40대 후반까지 대상 확대
보험업계, 디지털화 대비 선제적 인력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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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유성 이진철 기자] 은행, 보험 등 금융권의 희망퇴직이 계절과 나이에 상관없이 상시체제로 바뀌고 있다. 보통 연말연시 퇴직희망자 신청을 받았던 관례가 깨졌고, 임금피크를 앞둔 50대뿐 아니라 40대 후반 은행원들도 대거 희망퇴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1972년생 이상 직원에 대해 오는 14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자에게는 연차와 직급에 따라 최대 36개월의 특별퇴직금이 지급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1월에도 220여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반년도 안 돼서 또다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은 이례적이다.
KB국민은행이 지난 1월 실시한 희망퇴직에서는 총 800명이 은행을 떠났다. 지난해 임금피크제 희망퇴직(462명) 규모의 1.7배 수준에 달한다. 이처럼 퇴직자가 크게 늘어난 데에는 대상 연령이 40대 후반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964∼1967년생이던 희망퇴직 대상이 올해엔 1965∼1973년생이었다. 만 48∼49세에게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23∼25개월치 급여와 학자금(학기당 350만원·최대 8학기) 또는 재취업지원금(최대 3400만원)이 지급됐다.
NH농협은행은 최근 3년간 계속해서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해왔다. 통상 명예퇴직 신청자들은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직원’과 ‘40대의 만 10년 이상 근무한 직원’ 둘로 크게 나뉜다. 하나은행은 고연령 장기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한 ‘준정년 특별퇴직’을 연간 2회 정례적으로 실시해 왔다. 현재 시기와 대상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올해도 준정년 특별퇴직 실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의 희망퇴직 관례가 바뀌는 것은 디지털화에 따른 점포 수 감소가 관련이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줄어든 일반은행(시중+지방+인터넷은행) 점포 수는 38곳에 이른다. 이중 31곳이 시중은행이다. 입금과 출금, 송금 등 은행 업무가 상당 부분 모바일로 옮겨간 이유가 크다. 올해 3월말 기준 국내 은행 총임직원 수는 11만6788명으로 연말(11만8425명) 대비 1637명 감소했다. 이중 시중은행 감소분이 1244명에 달했다.
금융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보험업계도 인력 구조조정에서 예외는 아니다. KB손해보험은 2년 만에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1983년 이전 출생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36개월의 임금을 지급한다.
보험업계는 설계사 조직을 별도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분위기다. 지난 3월 하나손해보험은 자회사형 법인대리점을 출범시켰고, 미래에셋생명도 판매 조직을 분리했다. 지난해에는 한화생명과 신한생명(현 신한라이프)이 판매자회사가 출범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의 대면 영업 방식이 여전히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디지털화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해놓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은행권의 경우 올 상반기 공개채용은 규모를 줄이거나 하지 않은 대신 수시로 디지털·IT(정보통신) 부문의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디지털 인력을 중심으로 200여명 규모 공개채용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도 디지털·IT부문에서만 신입 행원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인력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희망퇴직으로 인사 적체를 해소하고 그 비용으로 IT 등 디지털 부분의 새 인재을 뽑아 인력 선순환을 시도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자료 : 은행연합회 은행통계정보시스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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