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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리비아에 원조를?”… '리비아' '시리아' 착각한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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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우리는 리비아에 식량과 아주 중요한 경제적 원조가 제공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만 합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사진) 미국 대통령이 2박3일 일정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이다.

리비아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순위로 다섯 손가락에 드는 나라다.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치안 악화와 테러 등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국이 콕 집어 구호를 이야기할 만큼 힘든 상황은 아니다. 10년 넘게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를 언급한다는 게 리비아로 잘못 말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말실수는 한번에 그치지 않았다.

15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불과 90초 동안 세 번이나 시리아를 리비아로 바꿔불렀다. ‘러시아는 미국의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비민주적인)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어떤 구상을 갖고 있는가’란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다.

시리아를 언급했다가 굳이 리비아로 바꿔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리아의, 리비아의 재건은 그 지역에 질서를 가져올 수 없는 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아주 기본적인 경제적 욕구를 해소해주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나는 우리(미국과 러시아)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곳에서 합의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를 테면 리비아같은 곳 말이다”라고 말했다.

뒤늦게 대통령의 실수를 알아챈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G7 정상회의가 열린 영국에서 출발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두 나라를 착각했음을 알렸다.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 언론인 폭스뉴스의 진행자 태미 브루스는 이를 놓치지 않고 “대통령의 인지 기능 장애는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돼야 한다”고 몰아붙였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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