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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김정은 “작년 태풍피해로 알곡 생산 미달” 식량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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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북 백신 지원’ 밝힌 다음날

올해만 3번째 당 전원회의 ‘이례적’

‘국제사회에 필요사항 어필’ 관측도

중앙일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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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15일 노동당 8기 3차 전원회의를 열고 올해 초 제시했던 국가 운영 계획을 중간 점검했다.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은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당 총비서 겸)이 첫날 회의(15일)에서 사회를 보면서 주요 사안별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첫날 회의에서 “지난해 태풍 피해로 알곡(식량) 생산 계획이 미달했다”고 공개하고 “현재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어려워지고) 있다”며 해결책을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대북 백신 제공 의사를 밝힌 직후 김 위원장이 식량 사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시에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물밑 대화를 제안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이런 발표를 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간다. ‘알곡 부족’이 식량 생산 독려를 위한 대내적 메시지이지만 이면엔 미국과 국제사회를 향해 ‘필요 사항’을 넌지시 알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김 위원장은 “상반기 공업 총생산액이 계획 대비 144%, 지난해 동기 대비 125%를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경제적 어려움의 이유를 지난해 여름의 연이은 태풍 등 자연재해로 돌리고, 자력갱생을 강조한 올해 공업부문에선 성과가 있었음을 강조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미국 등 국제 사회의 경제제재가 별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북한 매체들은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우리 당(노동당)의 대응 방향에 관한 문제”를 이번 회의에서 다룰 계획이라고 밝혀 미국의 새 대북정책과 지난달 21일의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당대회(전당대회) 다음가는 대형 정치행사다. 북한은 연간 1~2차례 전원회의를 열었지만, 올해는 지난 1월과 2월에 이어 세 번째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통상 연말에 한해를 정리하고, 다음 해 계획을 수립하는 총화를 진행한다”며 “올해처럼 중간 점검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계획을 완수하겠다는 의지와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사실을 동시에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연말에 총력을 기울이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중간 점검의 형식으로 긴장의 고삐를 죄려는 의도라는 얘기다. 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외에 노동당 각 부서 간부와 국가기관, 무력기관, 도급 지도기관, 시·군·연합기업소 책임자들을 참석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지난 4일 정치국 회의에서 ‘6월 상순’ 8기 3차 전원회의 소집을 결정했으며, 중앙위-지방당 책임간부 협의회(7일), 당중앙군사위(11일)에 이어 이날 전원회의를 열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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