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손현 씨 블로그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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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서영 기자] 한강에서 실종된 이후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 씨의 아버지 손현(50) 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지속적으로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26일 손현 씨는 블로그에 '사라지는 흔적'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손 씨는 "늘 맘은 급하고 시간이 부족하다"며 "주변에 가족께서 불의의 일을 당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망 신고를 하고 나면 불가피하게 변하는 것들이 있다"고 운을 똈다.
손 씨는 "가장 마음 아픈 것 중 하나는 휴대전화다"라며 "명의자가 사망한 게 확인되면 부정가입지적 대상으로 나타나고 명의 변경이나 해지를 하지 않으면 순차적으로 이용 정지를 거쳐 직권이 해지된다고 안내가 온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의 번호를 없앨 수 없으니 명의를 변경해야 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여러 사항의 변화가 예상되어 그 전에 저장해둘 게 많은데 시간이 만만찮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 계좌의 출금도 정지되는데 아들이 좋아하던 음악을 모아 놓은 어플리케이션도 월정액제가 결제가 안 된 상태라 변경하느라 힘들다"며 "(아들이 가지고 있던 각종 계정 중) 비밀번호를 모르는 것도 있고 흔적이 사라지는 게 싫은데 마음대로 안 된다"고 호소했다. 이어 손 씨는 "학교도 이런 경우에 자퇴를 하지 않으면 제적으로 처리된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자퇴 처리를 했다"며 "아들은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을 것이다. 언젠가 계좌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며 심경을 토로했다.
또한 손 씨는 앞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의 '의혹과 기억과 소문-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 편에서 방송된 친구 A씨의 실제 대화 음성 화면을 첨부했다. 이미지 속에는 실제 대화 음성 중 A씨가 "그래서 제가 그걸(쓰러진 손정민 씨를) 끌고 올라오느라고 제 옷과 신발을 보면 아예 흙(투성이)이다"라고 발언한 내용이 담겨 있다.
손 씨는 "(A씨가) 아들이 쓰러지고 나니 '그거'라고 지칭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손 씨는 "그 당시엔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생각할 때마다 '그거'라고 한 게 몹시 기분이 나쁘다"며 "이 시점에서 '그거'는 살아있지 않다는 의미는 아닐 거다. 앞으로 나도 '그거'라고 똑같이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권서영 기자 kwon19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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