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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새우튀김 갑질’ 유족 “고객분께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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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라디오 프로그램 사건 관련 퀴즈에는 “불쾌하다”

세계일보

22일 서울 쿠팡 본사가 위치한 건물 앞에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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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새우튀김 갑질사건과 관련 유족이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어디선가 듣고 있을 고객분께 진심 어린 사과 한 마디와 고인이 되신 어머니를 위해 고민 끝에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라고 말했다.

2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유족은 먼저 점주가 반말을 했다는 고객에게 점주가 먼저 반말을 했다는 보도와 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이 사건과 관련해 퀴즈로 문제를 출제를 한 것 등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우선 먼저 반말을 했다는 해당 고객의 주장에 대해 “상식적으로 어떤 주인이 먼저 손님에게 반말하진 않는다”며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요구로 환불해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도가 지나치게 입에 담긴 힘든 폭언과 심지어 부모 욕을 하는데 그걸 듣고 괜찮은 사람이 어디 있겠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물론 그렇다고 바로 맞대응을 하지도 않았는데 그분의 강력한 컴플레인에 너무나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서 결국 손님이 원하시는 대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드렸다”며 “어머니께서 간곡히 사과하시는 걸 그 시각 현장에 같이 일하시던 직원분이 옆에서 분명 듣고 계셨고 마지막으로는 전체 환불도 해드렸다”라고 덧붙였다.

쿠팡이츠 대응과 관련해선 “고객센터 담당자는 이제 매뉴얼대로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지속적으로 환불요청이 있고 고객이 계속 불만을 접수하고 그러다 보니 쿠팡이츠에서는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일보

지난 22일 서울 쿠팡 본사가 위치한 건물 앞에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블랙컨슈머 양산하는 쿠팡이츠 등 배달앱 리뷰-별점 제도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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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그런데 저희한테는 환불해줄 건지에 대해만 일방적으로 계속 물었고 억울하지만 환불해주기로 했고 억울한 마음을 전달하다가 어머니가 쓰러지신 것”이라며 “어머니가 쓰러지시고 의식불명인 상태라고 말씀하는 데도 듣지 않고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사과하라고 주의하라고 반복적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무리 매뉴얼대로 한다고 하지만 이건 사람으로서 너무 하다고 생각이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사건과 관련해 퀴즈로 문제를 낸 것에 대해 “불쾌하다”며 “부모 잃은 심정을 겪어보지 않은 이상 모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머니를 잃었고 가족을 잃었는데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셨더라면 그 방송 프로그램에 사건을 주제로 고인이 어떤 음식으로 돌아가게 되었는지 그걸 문제라고 퀴즈를 내고 상품을 걸고 있을 수 없을 일”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유족은 “어머니가 쓰러지던 5월 8일 매장에서 식사하시고 계시다가 그 저희 어머니 심폐소생술 해주신 여자 손님분과 119 신고해주신 젊은 남자 손님한테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만약 도와주지 않으셨으면 손도 못 써보고 허망하게 떠나셨을 텐데 덕분에 저희 가족이 어머니를 보낼 시간이 조금이라도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말을 전했다. 이어 “보도 이후에 전국에서 응원 주문 넣어주신 많은 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하고 너무 힘들지만 견뎌내면서 어머니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2일 서울 동작구의 한 김밥가게에서 50대 점주가 불상의 고객으로부터 새우튀김 1개를 환불해달라는 지속적인 요구에 시달리다가 뇌출혈로 쓰러져 3주만에 숨졌다. 해당 고객은 주문한 새우튀김 3개중 1개가 이상하다고 불만을 제기했고 쿠팡이츠를 통해 새우튀김 1개 값을 환불받았다.

이후 고객은 하루가 지난 시점에 모든 음식값을 환불받고 해당 가게에 별점테러를 가했다. 이 과정에서 이를 중재했어야할 쿠팡이츠 측은 고객의 요구사항만 지속적으로 점주에 전달할 뿐이었다. 논란은 급속도로 확산했고 쿠팡이츠 측은 사과의 뜻을 밝히며 점주 보호 전담 조직을 만들고 전담 상담사를 배치하는 등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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