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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북한, 김정은·여정 남매통치 강화, 간부들 물갈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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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북한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통해 김정은 총비서의 동생인 김여정 부부장의 위상 재확인과 함께 일부 핵심 간부들에 대한 문책을 통해 내부 기강을 강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대 교체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대내외에 '백두혈통' 남매 통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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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열고 고위 간부들을 줄줄이 해임한 데 이어 노동신문을 통해 간부들의 당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일군(간부)과 혁명적 수양’ 기사에서 “혁명 연한이 어떻든 직위와 공로가 어떠하든 모든 일군들은 언제나 허심한 태도와 자세에서 늘 당정책으로 무장하고 당 조직의 통제를 받기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의 사상과 능력도 변한다”며 “간부가 된 것을 타고난 팔자처럼 여기면서 당성 단련을 게을리하고 혁명화 불도가니에 스스로 뛰어들지 않는다면 사상적으로 부패 변질해 나중에는 당도 인민도 몰라보는 반당 반혁명의 길로 굴러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사상 초유의 시련과 난관을 맞받아 헤치며 우리의 혁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준비된 일군을 요구하고 있다”며 “당 중앙의 사상과 의도를 목숨을 내대고 무조건 철저히, 헌신적으로 집행해나가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이는 공적을 많이 쌓은 고위 간부라고 하더라도 당의 지시를 철저히 이행하지 않으면 언제든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특히 최근 해임된 것으로 보이는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30일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일부 책임간부들의 직무태만 행위를 엄중히 취급하고 전당적으로 간부 혁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기 위해 29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확대회의를 소집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김 총비서는 회의를 주재하며 전원회의 이후 11일만에 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한 이유에 대해 “국가중대사를 맡은 책임간부들이 국가비상 방역전의 장기화의 요구에 따라 조직기구적, 물질적 및 과학기술적 대책을 세울데 대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태업)함으로써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을 발생시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총비서는 “중대과업 관철에 제동을 걸고 방해를 노는 중요 인자는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성”이라며“간부들 속에 나타나는 사상적 결점과 온갖 부정적 요소와의 투쟁을 전당적으로 더 드세게 벌일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경제 문제를 풀기 전에 간부혁명을 일으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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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총비서의 질책에 이어진 토론에서는 김 부부장이 마이크를 넘겨받아 간부들의 문제 행위에 대한 사상적 근원을 비판했다.


김 부부장 등 토론자들은 회의에서 “국가적인 정책을 왜곡 집행한 이들의 무능과 무책임한 일본새는 단순한 실무적 과오가 아니라 당과 국가의 고충을 한 몸 내대고 맡아 풀겠다는 자각이 결여된데로부터 산생된 극심한 태만, 태업행위라고 강하게 타매(질타)한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에서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당 중앙위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직급이 강등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확인된 위상을 볼 때 정치국 비서 직함을 달았을 가능성도 제기돼 주목된다.


반면 김 총비서는 이번 확대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부문에서 주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그 책임을 물어 군 서열 2위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전격 해임한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서는 이와 관련해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과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 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소환·선거했으며 국가기관 간부들을 조동(이동) 및 임명해 문책성 인사가 이어졌다.


북한이 구체적인 인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해임된 간부는 정치국 상무위원인 리병철 부위원장과 정치국 위원들인 박정천 군 총참모장, 보건부문을 포함해 교육·과학기술을 담당한 최상건 당비서로 관측된다.


TV 영상 중 손을 들어 의결하는 장면에서 김 총비서를 비롯한 주석단 정치국 성원들이 모두 손을 들었지만, 리병철과 박정천은 손을 들지 않았다. 최상건이 앉았던 주석단 자리도 비어 있었다.


조선중앙통신이 내보낸 의결 사진에서도 상무위원 중 유독 리병철만 눈을 아래로 깔고 어두운 표정이고 김 총비서가 리병철 쪽을 바라보는 모습이 공개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중대사건 관련 구체적 사항을 공개하지 않아 예단해서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어떤 인사조치가 어떻게 나왔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후속조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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