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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음주운전 사고와 처벌

끊이지 않는 음주운전…'예방' 초점 법안 '쿨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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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처벌과 단속 기준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이 2018년 12월 18일부터 시행한 이후에도 음주운전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이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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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재범률 '44%'…음주방지장치 등 12개 법안 상임위 계류 중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지난해 11월 대구 남구 이천로 부근 인근 도로에서 무면허 음주운전을 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이 최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89%로 면허 취소 기준인 0.08%를 훨씬 뛰어넘은 만취 상태였다.

그런데 이 남성은 음주운전이 처음이 아니었다. 2018년 5월 17일 무면허 음주운전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며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 벌금형을 받은 전력도 있다. 집행유예 기간 중 재차 무면허 음주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것이다.

음주운전 처벌과 단속 기준을 강화한 이른바 '윤창호법'이 2018년 12월 18일부터 시행한 이후에도 음주운전 사고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1만126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늘었다.

또한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줄어든 현상을 보였다가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2017년 3만3364건 △2018년 3만2952건으로 횡보하다 △2019년 2만5961건으로 21%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2만8063건으로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운전자가 안일한 착각으로 음주운전을 저지른다고 지적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많은 사람이 음주운전은 위법행위이며 그 행동으로 처벌된다는 것을 알지만, '설마 단속에 걸리겠어'라는 마음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음주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회 의사중계시스템에 따르면 2일 기준, 개인형 이동장치(전동킥보드)를 제외하고 음주운전 관련 도로교통법 개정안 12개가 발의된 상태다. 모두 음주운전을 예방하고 근절하자는 취지의 법안들로,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발의된 법안들 가운데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월 대표 발의한 '음주운전 무관용법'은 제법 엄격한 내용이다. ①음주운전으로 면허 2번 취소되면 영구히 면허를 박탈 ②면허가 한 번 취소된 사람은 식별이 가능한 특수번호판으로 교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노 의원은 "음주운전 사고의 특성상 재범률이 44%로 매우 높다는 점에 착안,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2번 취소되면 영구히 면허를 박탈하고자 하는 것이 이 법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또 "특수번호판 도입은 이미 캐나다, 대만 등 해외에서 도입해 큰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호주에서는 음주운전에 걸리면 운전자 신상을 공개하고, 유럽에 자리한 불가리아에서는 재범 땐 교수형으로 엄하게 처벌하고 있으며, 노르웨이에서도 처음 걸리면 3주간 구금, 재범 땐 면허취득 자격 자체를 박탈한다고 노 의원실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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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는 음주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취지의 법안 발의가 이어지고 있다. 아예 음주 상태에선 차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내용의 법안도 있다. 다만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으로 본회의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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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리케이션으로 음주운전 단속구간을 알려주는 것을 위법으로 규정하고 이를 영리 목적으로 제공하거나 유포해 경찰공무원의 측정을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박재호 의원)과 음주운전 차량에 동승하는 것만으로도 처벌하는 등 내용(하태경 의원) 법안도 있다.

아예 음주 상태에선 차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법안도 있다. 면허 취소 처분을 받은 상습 운전자의 차량에 의무적으로 음주운전방지장치를 부착하도록 해 상습적인 음주운전을 원천 차단하자는 것이다. 음주운전방지장치는 차량에 알코올이 감지되면 시동이 걸리지 않게 하는 장치를 말한다.

김필선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호주·미국·프랑스 등 여러 나라에서 입증된 장치를 우리나라는 아직 도입하지 않고 있다"며 "음주 상태에서는 차 시동이 안 걸리게끔 하는 것은 음주운전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므로 정부는 이 방안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처벌만 강화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곽 교수는 "개인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되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도록 하는 자극이 필요하다"며 "음주와 관련한 교육기관의 교육과 치료로 음주운전을 유발하는 요인을 줄이는 처방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발의된 일부 개정안에는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자가 재발급을 받으려면 음주 치료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운전면허를 2회 이상 취소당한 뒤 재취득을 위해선 특별교통안전 의무교육을 이수하기 위해 먼저 해당 분야 전문의와 상담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을 예방하기 위한 취지의 법안들이 본회의를 통과할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9월 발의된 개정안이 행안위 소위원회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현행법은 사후적 처벌에 중점을 두고 있어 사전 예방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음주운전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적으로 큰 손실을 주고 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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