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유가증권시장 상장…'따상 기대'
'우리사주 팔까' 줄사퇴 우려
이직 잦은 '개발 부문' 동요 큰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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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앞두고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상장으로 얻는 우리사주 평가차익이 상당해 SK바이오팜과 같은 ‘줄퇴사’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특히 IT 개발자 등 핵심 인력들의 동요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8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다. 인터넷은행으로서 첫 기업공개(IPO) 사례인 만큼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모주의 ‘따상(공모가 두 배로 시초가 찍고 상한가)’ 열풍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따상 시 카카오뱅크 주가는 10만1400원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뱅크가 따상에 동참할 경우 과거 SK바이오팜 직원들이 줄줄이 사표를 내고 차익 실현에 나섰던 것처럼 핵심 인력 이탈이 발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뱅크 직원들 사이에선 우리사주 혜택이 상당한 점을 들어 줄퇴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직원은 "꽤 많은 직원들이 퇴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돈다"고 귀띔했다.
카카오뱅크 우리사주 배정물량은 전체 공모주식(6545만주)의 20%인 1309만주다. 앞서 공모를 진행한 빅히트(142만6000주)나 SK바이오팜(224만6931주) 등과 비교해 압도적 물량이다. 임직원이 약 1000명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배정물량도 1만3000주에 달한다. 이는 배정물량을 단순히 임직원 수로 나눈 것이다. 실제 배정은 직원의 입사 시점에 따라 차등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상’을 달성한다면 1인당 평가이익은 약 8억원으로 추산된다. 우리사주는 상장 후 1년간 보호예수되지만 퇴사하면 한 달 뒤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 주가가 더 높아질수록 직원들의 퇴사 가능성도 덩달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SK바이오팜은 공모가 대비 주가가 5배 이상 오르며 퇴사자가 대거 발생한 경우다.
가장 동요가 큰 곳은 개발 부문이다. 잦은 이직이 마이너스가 되는 다른 직군과 달리 개발 쪽은 회사를 수시로 옮기는 것이 보편적이다. 우리사주를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새로운 곳으로 넘어가도 본인 경력에 큰 부담이 없다는 설명이다. 내부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며 더 높은 성취를 위해 도전하려는 직원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특히 오는 9월 공식 출범을 앞두고 개발 파트 채용을 대폭 확대한 토스뱅크에 관심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토스뱅크는 출범을 앞두고 IT 개발자 등 두 자릿수 경력자 신규 채용을 예고하며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걸었다. 직전 회사의 최대 1.5배에 달하는 연봉에, 스톡옵션이나 샤이닝보너스도 지급한다. 금융권에는 최근 토스뱅크 채용에 카카오뱅크 인력이 상당수 지원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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