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현중 노사에 따르면 노조의 전면 파업은 2019~2020년 임금 협상 및 단체협약 결렬때문이다. 현중 노사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임금 협상에 나섰지만 2년 2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 현중 노조의 이번 파업은 2019년 6월 회사의 법인 분할 당시에 이어 3년 만으로, 특히 크레인 점거 농성은 2004년 이후 17년 만이다.
부산항을 출발한 상업용 선박. [사진 SM상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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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중 노조의 전면 파업을 지켜보는 조선업계는 착잡하다. 장기 침체로 인한 실적 부진을 겪는 회사와 임금 인상을 원하는 노조 간 갈등이 ‘남의 일’이 아니라서다. 조선업은 2000년 세계 1위에 올라선 후 국내 전체 수출액의 10%를 차지할 만큼 수출 주력 업종이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물동량이 줄면서 선박을 만드는 조선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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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물동량 증가…회복세 타
여기에 2014년에는 유가가 급락하면서 선박을 대신해서 집중했던 해양플랜트(해저에 매장된 석유‧가스 등을 탐사‧시추‧발굴‧생산하는 장비) 수요마저 급감해 조선업계는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졌다. 하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에 대한 기대감으로 교역량이 증가하고 유가가 오르면서 조선업계에 오랜만에 활기가 돌았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선박 수주는 415만CGT(131척)로, 한국이 전체 수주의 44%인 182만CGT(40척)을 따내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157만CGT(63척, 38%)로 2위, 일본 30만CGT(14척, 7%)로 3위다. 올 상반기 전체 성적도 좋다. 한국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7배 늘어난 1047만CGT를 수주했다. 중국보다 12만CGT 뒤졌다. 12만CGT는 1만5000TEU급 컨테이너선 2척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라 하반기 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조선업계는 수주에 매달려야 할 상황에서 노사 갈등이 생산 차질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지만 선박 건조에만 1~2년이 걸리는 업계 특성상 지금 수주 효과가 내년 말부터나 나타나게 되는데 노조 입장에선 장기 침체를 버텨온 만큼 입장차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노조원 800여 명이 전면 파업에 나섰다. 크레인을 점거한 파업은 2004년 이후 17년만이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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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갈등 외에 원자재 가격 상승도 조선업계의 부담이 되고 있다. 특히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상승 상승이 변수다. 조선업체들이 현재 건조 중인 선박은 2년 전 수주한 물량이다. 당시 후판 가격을 기준으로 수주액을 책정했는데 선박 건조가 진행 중인 시점에 후판 가격이 오르면 수익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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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후판 가격 인상도 변수
철강업계는 지난해 7월 t당 66만원이었던 후판 유통가격을 1년 새 2배 수준인 130만원으로 올렸다. 올 상반기에만 후판 가격이 t당 10만원 인상됐는데 하반기에도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철강업계에선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인상으로 후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철광석 가격(7월 초)은 연초보다 34% 상승한 t당 261달러(약 29만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조선사 경영여건을 고려해 적자여건도 감수해왔고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 왔다”며 “올 상반기 원가 인상분을 반영해 소폭 인상했으며 하반기에도 최소한의 원가인상분과 글로벌 시장 여건을 반영한 가격 협상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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