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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나주시보건소, 상사 갑질도 모자라 인사 보복까지... 직원들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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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사투 돌아온 건 문책성 좌천
가해자들 영전... 노조홈피 비난 글 도배
국민권익위 제소 이어 국민청원 준비

한국일보

전남 나주시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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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시가 보건소 상사 갑질논란에 이어 보복성 인사로 직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7일 나주시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는 “승진한번 해 볼려고, 코로나19로 현장에서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일했는데 좌천이라뇨~”, "지난해 7월 보직 받아 코로나보다 '상사 갑질'에 너무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인사까지 두번 죽이네요. 참을 수 없어 호소합니다", "갑질 가해자는 면·동장으로 보내고 피해자 11명을 보건지소로 보내는 징계성 전보조치는 시장이 2차 가해조치를 한 인사다" 등 비난성 글로 뒤덮혔다.

나주시는 보건소가 갑질논란으로 말썽이 생기자 1일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일선에서 묵묵히 일했던 보건소 팀장급(6급) 11명 전원에 대해 공동책임을 물어 문책성 인사조치를 했다.

정년퇴직을 6개월 앞둔 보건소장(4급)은 시의회로, 과장 2명은 면장과 동장으로 옮겼으나, 11개 부서 팀장은 보직없은 보건지소로 좌천되면서 직원간 불협화음이 극에 달하고, 코로나19 방역까지 사실상 마비됐다. 특히 보건직이 채워져야 할 자리 일부는 행정직이 맡으면서 볼멘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같은 인사조치에 대해 일부 보건직 직원들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제소한데 이어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준비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문제는 5월13일 터진 갑질 논란에서 시작됐다. 보건소 팀장 A씨는 상사 ‘갑질’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코로나19로 업무가 많아 야근을 하고 출근한 이 직원은 책상에 앉기도 전에 '수고했다'는 격려가 아닌 꾸증을 들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직원 B씨도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실이나 옥상으로 불려나가 수시간씩 훈계를 들어야 했고, 점심 시간에는 자신은 투명인이고 옆의 동료만 데리고 나가는 왕따도 당했다”고 말했다.

올해 마지막으로 승진을 준비했던 C씨는 "지난해말 코로나19 인데도 상사의 술자리 요구에 5명이 자리를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멸시와 비난뿐이었다"면서 “직원들 앞에서 면박을 줘 자존심이 몹시 상해 눈물도 흘렸다”고 울분을 토했다.

노조 게시판에 ‘아직도 이런 일이 나주시 보건소에 있어요’라는 제목의 게시글 조회수는 1,300여 회에 이른다. 이 게시글은 “간부 공무원이 자신의 영달을 위해 추진해 놓고 무슨 일이 생기면 직원에게 책임을 묻는다”고 비판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정찬균 나주부시장은 "보건소 갑질논란으로 간부 3명에 대해 전남도청에 징계를 요구 했다"면서 "이번 인사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피해자가 생긴 것은 맞지만, 추후 회복을 시킬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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