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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숨진 서울대 미화원 남편 "장례 도와준 분들, 갑질 당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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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7일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열린‘서울대학교 청소 노동자 조합원 사망 관련 서울대학교 오세정 총장 규탄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조합원이 청소 노동자가 본 시험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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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 지난달 27일 한 청소미화원이 숨진 채 발견된 뒤, 관리팀장의 갑질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다. 그런데 숨진 미화원의 장례식장에는 유족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갑질 의혹의 장본인이 나타났다고 한다.

숨진 미화원의 남편 A씨는 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진행자가 '아내분이 돌아가신 후에 문제가 됐던 관리팀장의 반응은 어땠느냐'고 질문하자 A씨는 "장례식 동안 학교 행정실에서 몇 분이 오셔서 계속 일을 해주셨다"라며 "굉장히 감사했다. 저희가 정신이 없었는데 그렇게 학교에서 신경을 써주시는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었더니 오셨던 분이 그분들이더라"라고 말했다.

다만 갑질 의혹 당사자들이 '시신 운구를 도왔느냐'는 질문에 A씨는 "부탁은 했었는데 그날 정신이 없어서 누구 운구를 했는지는 확인은 못 했다"고 답했다. 장례식장에서 A씨 유족은 장례를 돕던 학교 측 관계자들이 갑질 논란을 부른 이들이라는 것을 모르고, 장례행렬의 운구까지 부탁했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A씨는 "만일에 그런 사실(갑질의혹 본인)을 알았다면 오지 말라고 우리 가족들이 이야기를 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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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측이 환경미화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필기시험 자료사진. '건물 이름'이나 '준공일' 등 청소작업과 무관한 문제가 포함돼 있어 미화원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사진=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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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에 따르면 숨진 미화원은 평소 별다른 지병은 없었다고 한다. 지난달 1일 새 인사팀장이 온 뒤로 미화원들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유족과 노동조합 측은 주장하고 있다. 서울대 건물의 이름을 영어나 한자로 써보라는 식의 필기시험이 실시됐고, 새 인사팀장이 오기 전에는 없었던 '청소상태 검열' 등이 진행됐다고 한다.

특히 새 인사팀장이 온 뒤 매주 실시된 필기시험 결과는 그 다음회의 때 다른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됐다고 유족과 노조는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일에 일부 미화원들은 모욕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A씨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우수 사원들을 칭찬하기 위해 그랬다고 하는데, 그런 분위기 가운데에서 우수 사원을 격려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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