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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무주공산 된 아프간 주인은? 중국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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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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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과 주변국/ 구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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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아프가니스탄을 빠져나간 미국의 역할을 대신할까. 오는 8월까지 미국이 아프간에서 완전히 철군하기로 하면서 세계의 시선이 중국에 쏠린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27일 전세기를 보내 아프간 거주하는 중국인 210명을 철수시켰다. 중국 당국은 미군의 철군에 따라 아프간 치안이 악화되자 재외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취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중국 당국이 철군 이후 아프간 지역의 상황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파악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당장은 ‘교민철수’라는 수세적 대응에 나섰지만 중국이 아프간 지역의 불안한 정세를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진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 연구소 부연구위원은 “미군의 철수로 아프간 뿐 아니라 우즈베키스탄 등 아프간 이웃국가들의 안보도 불안해졌다”며 “중국은 미국과 구분되는 지역 안전의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11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아프간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 지역(동투르키스탄)과 약 76km가량 국경을 맞대고 있다. 신장 위구르 지역은 이슬람 분리독립 세력에 대한 인권탄압 문제로 중국과 서방이 갈등을 빚고 있는 곳이다. UN안전보장이사회에 따르면 신장에 동투르키스탄이란 이슬람주의 독립국가를 세우려고 추진하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ETIM)의 본부가 아프간에 있으며 신장에 지부를 두고 있다.

장지아둥 푸단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탈레반이 다시 아프간의 정권을 잡으면 테러와 종교적 극단주의의 위험성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며 “아프간으로 인한 잠재적인 안보 위협에 직면한 중국은 아프간에 대한 전방위적 관여를 해야 한다”고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말했다. SCMP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앞서 지난 5월 “동투르키스탄 이슬람운동을 포함한 극단주의 테러 분리주의 세력을 단호히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유럽의 연결을 의미하는 일대일로 사업의 성공에도 아프간 지역의 안정은 필수적이다.

아프간은 제국의 무덤으로 불린다. 소련 등 아프간을 침략한 강대국들이 하나같이 아프간에서의 군사개입이 길어지며 쇠퇴를 맞이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중국이 미국의 뒤를 이어 군사적 개입을 통해 아프간에서 영향력을 유지할 가능성은 낮다.

중국은 지금까지 파키스탄을 통해서 탈레반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향후 아프간 개입 시에도 이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전문지 디플로맷은 “중국은 아프간 평화를 진척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나라”라며 “탈레반에게 물적·이데올로기적 후원을 제공하는 파키스탄에 전략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620억 달러의 경제원조를 파키스탄에 지원했다.

아프간에도 대규모 투자 방식으로 개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인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의 접근 방식은 이 지역에서 가장 확고한 우방국 중 하나인 파키스탄을 통해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탈레반과 협력하여 아프가니스탄의 산산조각난 기반시설을 재건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올해 출범 20주년을 맞이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를 통해 아프간 지역에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SCO에는 러시아도 참여한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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