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17일(현지시간) 오후 열린 제74회 칸 국제 영화제 폐막식에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미국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가운데)가 연거푸 실수하자 진행을 맡은 프랑스 배우 도리아 티이에가 달려가 리 감독을 말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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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회 칸 국제영화제(칸 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 스파이크 리 감독이 폐막식에서 연이은 실수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17일(현지시간) 오후 7시 30분 팔레 데 페스티벌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폐막식은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발표하며 대미를 장식해야 하는데, 리 감독이 그만 행사 초반 ‘티탄’이 황금종려상을 받게 됐다고 발표를 해버렸다.
폐막식 진행을 맡은 프랑스 배우 도리아 티이에가 폐막식 첫 번째 수상 부문이었던 남우주연상 부문의 발표 직전 “첫 번째 상을 발표해달라”고 했는데 리 감독이 이를 잘못 이해해 그날의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작 ‘티탄’을 언급했다.
일순간 폐막식 현장은 혼돈에 휩싸였지만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애초 계획대로 남우주연상 수상자를 발표하며 시상식 수순을 밟아갔다.
하지만 스파이크 리 감독은 황금종려상 수상작 발표 때도 또 한 번의 호명 실수를 저질렀다.
“일을 망쳐버린 것에 대해 사과한다, 내가 많은 이들을 긴장시킨 것으로 아는데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사과한 리 감독은 시상자가 무대에 올라오기도 전에 ‘티탄’을 호명하려고 했다.
이에 다른 심사위원들이 리 감독을 말렸고 급기야 진행자가 종종걸음으로 달려와서 리 감독에게 상황을 설명했다.
황금종려상 시상을 맡은 미국 배우 샤론 스톤이 무대에 나타나서 짧은 인사말을 끝내자, 진행자는 “스파이크 위원장님, 이제 말해달라”고 요청했다.
무대 한쪽 끝에 마련된 심사위원단 자리에서 단상이 놓인 중간까지 샤론 스톤의 손을 잡고 걸어간 리 감독은 샤론 스톤에게 쪽지를 건네면서 “이 사람은 망치지 않을 거야”라고 말했다.
샤론 스톤은 리 감독을 바라보며 “확실해요? 준비됐어요? 지금 하면 되나요?”라고 물은 뒤 “황금종려상은 티탄”이라고 외치며 우왕좌왕했던 상황에 마침표를 찍었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받은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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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종려상 수상작인 ‘티탄’은 10년 전에 잃어버린 아들이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호러 영화다. 줄리아 듀코나우 감독은 영화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 감독 이후 28년만에 처음으로 칸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이다. 올해 처음으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을 받았으며, 앞서 영화 ‘로우’로 2019년 세자르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바 있다.
한편 이번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 ‘당신 얼굴 앞에서’가 올해 신설된 칸 프리미어 부문에서, 한재림 감독의 재난 영화 ‘비상선언’이 비경쟁 부문에서 상영됐다.
윤대원 감독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졸업작품 ‘매미’는 학생 경쟁 부문인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서 2등상을 받았다.
2019년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특별 게스트로 개막식에 참석했고 송강호는 심사위원으로 함께 했다.
이날 폐막식에서 ‘비상선언’에 출연한 이병헌은 여우주연상을 시상했다.
칸영화제 시상자 이병헌.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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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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