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조선사 실적 전망치 하향
하반기 후판값 상승분 선반영 가능성
한국조선해양 '빅배스' 우려도 제기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한국조선해양(009540)이 2분기 영업손실 191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788억원이었지만 최근 영업적자 1조원대까지 예상하는 증권사도 나왔다. 한국조선해양은 21일 2분기 실적 발표 기업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이뿐 아니라 대우조선해양(042660)과 삼성중공업(010140)의 2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도 각각 583억원, 1377억원으로 모두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두 조선사에 대한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한 달 전 41억원, 741억원 적자에 비해 더 하향 조정됐다.
조선사 실적 전망 눈높이가 점차 낮아지는 이유는 철강값 상승세 때문이다. 상반기 t당 10만원 올라간 후판 가격은 하반기에도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는 조선사에 하반기 후판 공급 가격으로 t당 115만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조선사는 하반기 후판 가격 상승분을 2분기 실적에 미리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안유동 KB증권 연구원은 “철강재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급등한 데 따라 조선사의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이라며 “조선사는 매출액 차감과 공사손실 충당금의 형태로 이를 2분기 실적에 반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영업이익에 후판 가격 상승 충당금이 반영된다”며 “아직 하반기 후판 가격 상승 폭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조선사의 영업적자 폭으로 조선사가 추정한 후판 가격 상승분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국조선해양이 선제적으로 후판 가격을 높게 산정해 빅배스(잠재부실 손실처리)를 단행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빅배스는 부실자산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반영해 위험요인을 일시에 제거하는 회계기법이다.
김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조선해양은 2분기 보수적 회계 처리로 손실을 미리 반영하고, 후판 상승분을 선가에 전가하려 발주자와의 선가 줄다리기에 주력할 수 있다”며 “내년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원유운반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