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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의 KF-21 보라매는 도대체 몇 세대냐?"
한국이 양산에 들어간 KF-21 전투기를 둘러 싸고 국내 외에서 제기되고 있는 논란 중 하나다. 전투기는 레이더 회피 능력(스텔스 기능) 보유 여부에 따라 5세대 또는 4세대로 구분되는데, 한국 정부나 개발 주체들은 4.5세대라며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F-21의 동체 형상은 어느 정도 스텔스기의 면모를 갖췄다. 미국이 자랑하는 세계 최강 스텔스 전투기 F-22랩터와 닮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다. 기체 형상이 적 레이더 전파의 반사를 최소화할 수 있게 설계됐다는 뜻이다. 공대공미사일 4기가 반매립식으로 설치되는 게 대표적 사례다. 그러나 아직 완벽하지 않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측은 KF-21의 블록1, 블록2까지는 유로파이터 타이푼, 라팔 등 최신 기종(레이더 반사면적, RCS 1㎡)보다는 약간 우수한 수준의 스텔스 성능(0.5㎡)을 갖출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2028년 이후 블록3부터는 기체 내 무기창 삽입을 통해 미 공군의 F-22(0.0001㎡), F-35(0.001㎡) 수준으로 개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한국 공군의 주력인 4세대 전투기 F-15K의 경우 RCS가 10㎡나 된다.
해외에선 KF-21을 '액면 그대로' 4.5세대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실질적인' 5세대 전투기로 간주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미국이나 중국 등 외부의 견제를 의식해 대놓고 얘기하지 않을 뿐 이미 최첨단 항전장비(AESA 레이다 등)에 스텔스 기능까지 겸비한 5세대 전투기라고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지난 5월 발표한 25개 정부 출연연구기관 우수 연구성과에 포함된 차세대 소재 기술이 눈에 띈다. NST는 구종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팀이 지난해 개발한 Ti3CN 맥신(MXene) 전자파 흡수 소재를 '10대 우수 연구성과'로 선정해 포상했다.
이 소재는 실용화될 경우 KF-21을 포함한 주요 무기들의 스텔스 성능을 별도의 기술 개발ㆍ성능 개선 등이 없이 단순히 페인트칠이나 코팅 만으로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연에 없는 새로운 성질의 물질을 원자 단위로 설계해서 만든 일종의 '메타물질'이다. 전기가 통하는 금속(티타늄)과 탄소(C), 질소(N)를 나노미터(nm) 두께에 마이크로미터(μm) 크기를 가지는 2차원 평판 구조로 합성한 후 열처리를 통해 전자파 흡수 능력이 뛰어난 데다 종이처럼 얇게, 심지어 머리카락의 50만분의1 두께로 얇게 가공했다.
전자파 차폐 및 흡수 소재인 Ti3CN맥신소재의 기능 모사도. |
따라서 잉크나 페인트처럼 도포하거나 코팅하는 형태로 사용할 수도 있다. 여러 번 적층해 두께 및 투과도, 표면저항을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다. 특히 이 필름을 55nm 두께로 적층하면 99% 이상 전자파 차단이 가능했다. 이는 현재까지 보고된 어떤 전자파 차단 소재보다 우수한 성능이다.
무엇보다 전자파 흡수 능력이 뛰어나 4차 산업화와 함께 고전력ㆍ고집적화되고 있는 스마트폰ㆍ웨어러블 기기, 자율주행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에 적용돼 오작동을 예방하고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할 수 있다. 특히 전함, 전투기, 탱크 등 군사 장비에 적용할 경우 스텔스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한국은 KF-21은 물론 차세대 전차 K-3나 차세대 구축함 KDDX 등에 스텔스 기능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개발에 따라 기존 전투 자산들에도 저피탐 능력을 부여할 수도 있다. 유사시 북한의 핵 투사 등에 따른 EMP(전자기펄스) 공격에 대응할 고정형 전자파 방호구조물에도 활용하는 방안도 이미 연구 중이다.
구 박사는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현재 EMP 및 전자파 차폐 능력과 관련해 빠른 실용화를 위해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관련 당국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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