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사태 후 첫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
김병환 "경제상황 과거 탄핵 때와 달라"
이복현 "국가 거버넌스 문제 신속 정리 필요"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책 신속하게 마련해 발표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당국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에서 현안보고를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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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컨트롤타워 수장인 김 위원장과 이 원장은 18일 계엄 사태 후 처음으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 출석해 여야 의원들에게 이같이 설명하고 입장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계엄 선포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방송을 보고 알았다"면서 계엄 선포 직전 열린 국무회의에는 "참석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상하지 못한 조치기 때문에 많이 놀랐고 일단 시장 걱정을 했다"며 "보도를 본 직후인 오후 10시50분께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가 열린다고 통보를 받았다. 연희동 근처 집에서 차를 몰고 갔다"고 답변했다.
지난 3일 오후 11시40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F4 회의엔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최측으로 분류돼 온 이 원장은 "지나서 보면 어쨌건 간에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있어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계엄 선포를 알게 된 시점과 관련해 "지난 3일 밤 11시 전후"라고 말했다. 계엄 선포 소식을 접한 경위로는 "정확하진 않지만 오후 11시30분 정도 최 부총리가 금융팀을 소집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집에 일이 있어 직접 연락을 못 받았다. 비서팀이 먼저 조치해 회사 차를 타고 (회의장에) 갔다"고 복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F4 회의에 참석한) 넷 다 언론을 보고 알거나 지난 3일 오후 11시 전후에 상황을 알았다"며 "최 부총리도 무엇인지 모르고 (국무회의에) 끌려갔는데 국무회의에서 이런(계엄) 얘기가 나오길래 박차고 나왔고 일단은 시장안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금융수장을 불렀다"고 설명했다.
"경제상황 과거 탄핵 때와 달라…국가 거버넌스 문제 신속 정리 필요"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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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수장 모두 계엄 사태에 이어 탄핵 정국으로 이어지는 현재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으며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정리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김 위원장은 '지금의 상황이 과거 두 차례의 탄핵 국면과 어떻게 다르냐'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2004년(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는 대외 여건상에서 중국 상황이 좋았고, 2016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는 반도체 사이클이 좋았다"며 "대외적인 영향을 보면 현재는 트럼프 리스크 등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며 현 경제 상황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이어 강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오히려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평가와 함께 지표가 상승했다"면서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강 의원은 특히 현재 투자심리와 소비심리가 모두 악화된 상황을 언급하며, 미국의 칩스법이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으로 인한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 위원장도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이 이러한 과정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를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단기적인 시장 안정은 가능하겠지만, 기조적인 부분에서의 관리가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원장도 탄핵 정국이 경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국가 거버넌스 문제가 빨리 정리돼야 경제와 금융시장도 좀 안정이 될 것 같다"고 답변했다.
계엄 여파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방안은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민생경제가 어려운 데 대응 방안이 있느냐'는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은행권과 협의 중인 방안을 이번 달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햇살론 연체율 급등과 관련해서는 "내년 업무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금감원장 계엄 당일 행보에 질의 이어져…'국정 혼란 상황' 금감원 대규모 부서장 인사 적절성 지적도
이복현 금감원장이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당국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에 참석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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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의 계엄 당일 행보와 국정 혼란 과정에 단행한 대규모 인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 원장은 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 3일 개인 사정으로 조퇴를 했다.
그는 조퇴 이유를 묻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오후 3~4시께 일찍 집에 들어갔다"면서 "전날 이사를 했고 제 처가 많이 아팠다"고 해명했다. 계엄 당일 여권 유력 인사를 만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만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국정 혼란 속에서도 국·실장급 인사를 대폭 교체한 '물갈이 인사'를 단행한 것에 대해서는 적절한 조치였다고 맞섰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계엄 사태 이후 정치적·경제적 혼란이 큰 상황에서 금감원이 대규모 인사를 결정한 점을 지적하자 "부원장보 정원이 9명인데 4석이 공석이었다"며 "해당 업무를 맡은 팀장을 국장으로 올리는 등 연속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임기가 6개월 남은 상황에서 금융당국 리더십의 공백을 우려해 선제적인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내년 6월 (원장의 임기만료) 이후 내년 9~10월은 돼야 금융당국 리더십이 셋업(확립)될 텐데 그전까지 10개월간 시장 관리를 위해 적절한 인사를 배치한 것"이라며 "인사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앞으로 10개월간 (시장이) 돌아가는 것만 바라봤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0일 부서장 보직자 인사를 대폭 교체하는 '물갈이 인사'를 실시한 바 있다. 본부 및 지원부서 부서장 보직자 75명 중 74명(91.4%)이 이동·승진을 통해 재배치됐다. 특히 본부 부서장들은 절반 이상이 신규 승진자로 발탁됐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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