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목조건축물의 자진 철거가 29일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는 광화문광장에서 옮겨온 기억공간 전시물을 다음달 9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울시의회 1층 로비에 전시한다.
세월호 유가족 측은 27일 기자와 통화하며 “기억공간을 시공한 업체 등의 일정상 29일부터 철거가 가능한 상황”이라면서 “서울시가 난색을 보여 일단 내일부터 큰 비품을 빼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김종기 운영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유족들은 이날 기억공간 내 물품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공간으로 직접 옮겼다.|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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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들은 이날 기억공간 내 사진과 물품 등을 서울시의회 1층 로비로 옮기기 시작했다. 서울시의회는 시의회 1층 전시공간과 담벼락에 기억공간 내 사진 304점 등을 2주간 임시로 전시하기로 했다.
그간 기억공간 철거를 두고 서울시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가 대치해왔다. 그러나 서울시의회와 정치권 등에서 중재에 나서면서 기억공간을 일단 시의회로 임시 이전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일단락됐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폭염 속에 대치가 길어지면 세월호 유가족이나 서울시 공무원, 대치를 지켜보는 시민까지 모두에게 힘들고 안 좋은 기억이 될 것”이라며 “한 순간에 자녀를 잃은 세월호 유족의 여전한 슬픔에 절실히 공감하며 전시물을 의회 내부에 전시해 현재 상황의 중재 역할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27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기억공간에서 유가족 등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유가족은 이날 기억공간 내 물품을 서울시의회에 마련된 임시공간으로 직접 옮겼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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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도 이날 대변인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자진 해체의 뜻을 밝힌 유가족의 시정 협조에 감사드린다”며 “유가족의 결정은 기억공간의 존치나 철거 후 재설치보다는 광화문광장의 온전한 기능 회복을 원하는 서울시민 다수의 확인된 의견에 부합하는 지혜로운 결정”이라고 밝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 이후 기억공간의 재설치 등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밝힌 것이다.
다만 서울시는 “앞으로 유가족 협의회가 정리된 의견으로 제안을 주면 광화문광장의 기능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세월호의 희생과 유가족의 아픔을 기릴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기억공간의 목조건축물은 당초 설치작업을 했던 시공사가 직접 해체해 경기도 안산 가족협의회로 옮기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철거 날짜와 철거 방식 등은 유가족과 시공사가 협의해 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유가족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며 “대신 철거에 들어가는 비용은 서울시가 대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허남설·류인하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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