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부산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7일 오후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2021.7.27/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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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사건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특검 연장, 수사 재개를 주장하자 여당을 비롯해 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주장이라는 이유에서인데, 법조계에서도 '정치적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여론조작의 유일한 수혜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며 "허익범 특검에게 진짜 책임자와 공범을 수사할 수 있도록 특검 활동을 연장·재개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캠프 김병민 대변인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을 했다"며 "사건의 진실을 규명해야 된다고 외치는 많은 국민들의 목소리가 있는 만큼 여기에서 정치권의 목소리가 함께 덧붙여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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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검 활동 재개? 법조계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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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서는 허익범 특검의 활동 연장 및 재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주장이라고 일축한다. 우선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드루킹 특검법) 14조는 특별검사는 확정판결 열흘 내에 대통령과 국회에 사건 처리 보고서를 제출한 때 당연히 퇴직(활동 종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전 지사의 유죄 확정 판결은 지난 21일 이뤄졌다. 사실상 허익범 특검의 활동은 그 시점에 완전히 마무리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허 특검에게 수사를 더 맡기려면 다시한번 특검법을 국회에서 합의해야 한다. 현재 여당이 국회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특검이 통과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윤 전 총장이 "유일한 수혜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한 만큼 수사 대상에 청와대가 포함되는데, 이는 여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다. 심지어 김 전 지사에게 유죄 판결을 이끌어 낸 허익범 특검팀에 수사를 다시 맡기는 것은 일어나기 어려울 일이라는 지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정치인의 주장"이라며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한 이야기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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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하면 뭐가 더 나올까...허익범 "더 나올만한 단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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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특검이 새로 도입돼 수사를 더 한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누군가를 기소하는 등의 성과는 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김 전 지사는 '킹크랩'(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을 사용하던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기사 6만8000여 개에 달린 68만여 개 댓글을 대상으로 4133만여 개의 '공감·비공감' 클릭 수를 조작한 업무방해 혐의가 인정됐다.
대선 기간이 포함되긴 하지만 이 과정에 김 전 지사 외에 다른사람이 개입됐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특검팀 설명이다. 실제로 드루킹 특검팀은 특검법상 1회에 한해 수사기간을 30일간 연장할 수 있었지만 이를 신청하지 않고 수사를 종료했다. 허 특검은 이에 대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간을 연장한다고 해서 더 나올 만한 단서가 없었다"고 했다. 김 전 지사에 대한 유죄 확정 판결을 이끌어낸 만큼 '더 나올게 없다'는 허 특검의 말에 무게가 실린다.
검찰 출신의 변호사는 "특검 수사가 한창일 때에 이미 각종 의혹이 제기됐었고, 이에 대해서는 특검팀이 모두 확인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미 수사가 한번 이뤄진만큼 관련 증거도 더 찾기 어려울텐데 수사 재개로는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태성 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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