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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청와대가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을 하나의 ‘징검다리’로 비유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비핵화라는 최종 목적지와 그 전 단계인 남북 정상회담 성사를 향한 다음 징검다리는 ‘한미 연합훈련’ 축소 또는 취소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9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 중 하나는 연합훈련의 최소화"라고 전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역시 "남북 화상 정상회담 개최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한미 입장 조율 및 남북 간 이견 극복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20일 한미 연합훈련이 남북공동선언, 9·19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치며 맹비난한 바 있다. 한미 연합훈련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정부가 "아직 시기와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 군 내부의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 역시 축소·연기설에 힘을 싣는다.
단 미국 측이 예정대로 한미 연합훈련을 시행하자는 입장인 만큼, 막판 한미 협의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미국 바이든 정부 역시 남북이 좀 더 협력하면서 그 성과를 기반으로 북·미 관계를 풀어가자는 입장을 갖고 있어, (이 문제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국무부는 통신연락선 복구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소통을 지지한다"며 환영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지원 등 보건 분야 협력도 통신연락선 복원 다음 단계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북한이 중국산 백신이나 코백스 백신에 불신을 갖고 있는 만큼, 모더나 등 미국산 백신 지원이 남북 관계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모더나 백신 지원을 위해서는 콜드체인(저온유통) 기술과 이를 뒷받침할 전력 공급이 필수적인데, 북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걸림돌이다.
식량지원·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적 협력 역시 징검다리 중 하나로 꼽힌다. 북한에는 코로나19에 폭염까지 겹치며 식량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감염 우려 때문에 중국에 손을 내밀기도 쉽지 않다. 지난 상반기 북·중 무역이 전년 대비 84%나 감소했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YTN 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 인터뷰에서 "식량난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상대는 남쪽뿐"이라고 말했다.
어떤 징검다리를 중간에 놓든, 궁극적으로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그 형식을 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상회담에 있어 가장 큰 장벽은 현재 코로나19 시국이라는 것"이라며 "대면보다는 화상 형태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서도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북 측과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어서 조만간 시스템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면 정상회담이 이뤄질 가능성도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정 센터장은 "베이징에 남북한 모두 최고위급 또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계기로 대면 정상회담 또는 대면 고위급 대화가 성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특사 파견 등을 통해 돌파구를 열 수도 있지만 북한의 방역 상황에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청와대 역시 "특사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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