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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서울대, 청소노동자 ‘시험 갑질’ 사과…오 총장, 유가족에게 직접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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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기숙사 청소노동자들이 학교 측의 갑질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서울대학교가 청소노동자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사과했다. 청소노동자가 숨진 지 38일 만이다.

서울대는 2일 입장문을 통해 “고인과 유족, 그리고 피해 근로자 모든 분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서울대는 고용노동부의 행정 지도 내용에 따라 충실히 이행 방안을 준비해 성실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청소노동자와의 간담회도 약속됐다. 서울대는 “금주 내로 간담회를 개최해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현장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며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노조 의견을 적극 청취해 협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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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오후 12시 서울 관악구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청소노동자 이모 조합원 사망 관련 서울대 오세정 총장 규탄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유가족 A씨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오세정 서울대 총장은 유가족에게 전화로 직접 사과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오 총장은 지난 1일 오후 청소노동자 고(故) 이모(59·여)씨의 남편 A씨에게 “굉장히 죄송하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노동부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했다. 학교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드려야 할 것 같아서 먼저 말씀드린다”며 “시설노동자, 청소노동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 같다. 제도적으로 개선을 하고 조금 더 신경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오 총장은 “사과로 끝날 일이 아니라 개선을 해야 한다”며 “유족·청소노동자와의 간담회를 통해 그동안의 갑질에 대해 사과드리고 앞으로 어떻게 바꾸면 좋은지 의견을 듣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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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가 풀어야 했던 시험지. 사진=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 제공
지난 6월26일 서울대 기숙사 청소노동자였던 고 이씨가 건물 내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심근경색에 의한 병사였다. 유가족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는 건강하던 고인의 사망 이유로 과도한 업무와 갑질로 인한 스트레스를 지목했다.

같은달 9일부터 청소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 신설됐다. 각 건물의 준공연도를 물었고 ‘관악학생생활관’을 영어 또는 한자로 쓰게 했다. 매주 수요일 회의 시간 ‘드레스코드’도 있었다. 남성에게는 정장 또는 남방과 구두, 여성에게는 “회의 자리에 맞는 최대한 멋진 모습으로 참석해 달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노조는 “청소노동자들이 고심 끝에 집에 있는 좋은 옷을 입고 회의에 참석했음에도 복장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0일 청소와 관련 없는 시험과 드레스코드 등을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판단, 서울대에 개선을 지도했다.

soyeo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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