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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강제 귀국 위기’ 벨라루스 선수, 日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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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서 경찰이 도쿄올림픽에 참가한 벨라루스 육상 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가운데·24)를 호위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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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에 출전한 벨라루스 국가대표 육상 선수가 돌연 출전이 취소되고 강제 귀국 당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선수는 일본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1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 bbc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여자 육상 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24)는 이날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자신의 동의 없이 강제로 벨라루스로 돌아가게 됐다며 일본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치마누스카야는 사전에 예고 없이 자신을 400m 계주에 출전시킨 코치진에 대한 불만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드러냈다. 그는 자국 육상 대표팀의 일부 선수들이 도핑 테스트를 하지 않아 “사전에 나의 상태나, 400m를 달릴 준비가 돼 있는지 알아보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예정에도 없던 종목에 출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치마누스카야의 공개적 비난에 벨라루스 올림픽위원회는 “치마누스카야의 감정적, 심리적 상태에 대한 의사들의 조언에 따라 그의 올림픽 출전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며 그를 귀국 조치시켰다. 벨라루스 국영매체 ONT는 해당 소식에 치마누스카야를 향해 “단체정신이 부족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치마누스카야는 비행기 탑승을 거부하고 일본 경찰에 신변보호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개입을 요청했다. NHK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 ‘정권 비판’ 프레임을 씌워 팀에서 제외돼 강제송환 결정이 내려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벨라루스에 가면 감옥에 갈 것 같아 두렵다”며 “대표팀에서 쫓겨나는 것은 무섭지도 않다. 내 안전이 걱정된다. 벨라루스에서는 안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의사가 온 적도 없고 나를 진찰한 사람도 없다”고 맞섰다.

현재 치마누스카야는 현재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로의 망명을 희망하고 있고 폴란드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알려졌다.

치마누스카야의 소식에 벨라루스 야권에서는 그를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비아틀라나 치카누스카야는 “사실상 정부가 선수를 납치하려는 계획”이라며 “치마누스카야는 국제사회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말했다.

IOC는 “상황을 조사하고 있고 벨라루스올림픽위원회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고 성명을 통해 전했다.

한편 치마누스카야는 2일 여자 육상 200m 예선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지난달 30일에는 100m 1차 예선에 출전해 4위로 탈락했다.

[정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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