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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푹푹찌는 폭염에 미 야생마 '대모'도 숨져…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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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말이 낳은 망아지도 돌봐

"명예 할머니 역할 즐겨"

연합뉴스

야생마 헤이즐
헤이즐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야생마 무리에서 대모 역할을 했다. [콜롤라야생마기금 페이스북 갈무리=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야생마 무리의 '대모' 역할을 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암말이 폭염 속에 숨져 온라인에서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3일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주 아우터뱅스크 코롤라 지역 야생마 보호단체 '코롤라야생마기금'은 지난 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헤이즐'이라는 이름의 암말이 숨진 채 발견된다고 전했다.

헤이즐은 20대 후반에서 서른 살 사이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말의 평균수명이 25~30세라는 점에서 천수를 누린 셈이다.

외상이나 질병을 앓았던 흔적이 없어 폭염이 사인으로 꼽힌다.

헤이즐이 거주했던 아우터뱅크스 기온은 그가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 영상 43도까지 올랐다.

헤이즐의 죽음을 추모하는 사람들이 많은 까닭은 그가 야생마 무리에서 망아지를 키우는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헤이즐은 자기 새끼뿐 아니라 다른 말이 낳은 새끼까지도 돌봤다.

코롤라야생마기금은 "최근 몇 년간 헤이즐은 아우터뱅크스 스완해변의 망아지가 있는 야생마 무리에서 관찰됐다"라면서 "어미 말들이 풀을 뜯거나 쉬는 동안 새끼를 돌봤고 '명예 할머니' 역할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헤이즐의 죽음을 전한 게시글엔 추모 댓글이 400여개나 달렸고 슬픔을 나타낸 공감 반응이 7천500여개나 표시됐다.

누리꾼들은 헤이즐의 죽음을 슬퍼하면서도 야생마로 자유롭게 살다가 세상을 떠난 점은 다행으로 여겼다.

아우터뱅크스 야생말은 '콜로니얼 스패니시 머스탱' 종으로 스페인 이베리아반도에서 미국에 건너온 말들의 후손이다.

'머스탱'은 가축화된 말이 다시 야생화된 것을 뜻한다.

지역전문가들은 1500년대 스페인이나 영국적 선박이 난파하면서 배에 타고 있던 말들이 육지로 상륙해 서식하게 된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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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 헤이즐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야생마 무리에서 대모 역할을 했던 헤이즐(왼쪽에서 세 번째). [콜롤라야생마기금 페이스북 갈무리=연합뉴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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