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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유통기한 임박 음식 먹으라고?" 윤석열 '부정식품' 발언…MZ세대'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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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규제 비판하며 "없는 사람은 부정식품 아래 것도 먹을 수 있게 해야"

캠프 "그런 불가피한 현실 지적한 것" 해명

2030 "폐기 식품 먹던 날 떠올라" , "상처 될 수 있는 말"

與, 일제히 규탄…이재명 "독약은 약이 아니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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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편의점에서 음식을 고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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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아무리 그래도 유통기한 임박 식품 얘기는 아닌 것 같아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정식품' 발언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당장 여권에서는 사실상 망언이라는 수준의 격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여권 인사들은 건강과 위생은 국민의 기본권이며 이를 빈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을 해명한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신지호 전 의원의 '유통기한' 발언 역시 금도를 벗어났다는 지적이 많다. 신 전 의원은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일 빈곤층에 공급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를 많이 하는 청년들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에서 2030의 고달픈 일상을 아예 모른다는 분통 섞인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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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년이 삼각김밥을 고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하루 종일 알바하고 유통기한 임박 음식…" 청년들 '폐기 식품' 먹던 날 떠올라 '상처'

앞서 윤 전 총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부정식품이라고 하면,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더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발언했다.

이후 정치권에서 이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윤석열 캠프에서 정무총괄을 맡고 있는 신지호 전 의원은 2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유통기한이 좀 간당간당한 그런 식품들, 신선식품들이 있지 않느냐"라며 "이제 그 경우에 뭐 예를 들어서 식당을 운영하거나 무슨 제과점을 운영하거나 무슨 편의점을 운영하는 분들 중에서 유통기한이 거의 임박한 이런 것들. 이런 것들을 좀 경제적으로 곤궁한 분들에게 갖다드리는 이런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비판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청년들 사이에서는 유통기한 임박한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2030의 현실을 모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과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했다고 밝힌 한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황당하는 입장이다. 김 씨는 "(편의점에는) 일명 폐기 식품이라고 유통기한 임박한 음식들이 있다"면서 "먹어도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그걸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좀 처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유통기한이 넉넉하게 남은 음식을 골라 먹는 것과 임박한 음식을 먹는 상황, 뭐가 더 좋겠나"라고 덧붙였다.

편의점과 카페, PC방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고 밝힌 한 40대 회사원 박 모씨는 "20대를 모두 알바로 보냈는데 그때 먹었던 음식들은 라면과 유통기한 음식이 전부였다"라면서 "누군가에게 상처 될 수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했다.

또 취업준비생 20대 후반 최 모씨는 "친구들이 편의점 알바를 하는데 폐기 식품이라고 먹는다"면서 "유통기한 임박 음식 얘기할 때 가슴이 아팠다"라고 말했다. 청년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일명 '폐기 식품' 섭취는 건강에 문제가 없을 수 있으나 그 상황 자체가 일종의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비판이다.

◆ 與-野, 일제히 규탄 "독약은 약이 아니다" , "건강권을 경시해도 괜찮다는 인식 충격" , "영화 '설국열차'에서 꼬리 칸"

청년들의 비판적 의견에 이어 정치권에도 즉각적인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독약은 약이 아니다"며 "건강, 위생, 안전, 생명이라는 국민의 기본권이 빈부에 따라 차별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윤 전 총장이 강조하는 공정이냐"고 비판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은 인간의 생명과 건강에 대한 그의 위험한 인식을 드러냅니다. 선택의 자유라는 미명으로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건강권을 경시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충격적입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검사 시절 위생 단속을 제어했다는 언급은 국민 안전을 위한 법 집행을 일개 검사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는 일그러진 자의식을 보여줍니다"라고 지적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페이스북에서 "가난한 국민이 불량식품 먹고 살지 않도록 돌보는 게 국가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SNS에 "윤석열 전 총장의 "부정식품" 발언은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가난한 자에게 부정식품 먹을 권리를 달라는 말인가요?"라며 "현행법상 부정식품의 제조, 유통 등은 엄격한 사법처벌 대상으로 사형, 무기 혹은 징역3년 내지 5 년 이상의 형을 받아야 합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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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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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충격이다. 프리드먼의 주장이 늘 옳은 것은 아니다"라며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사 먹을 수 있도록 규제를 안 해야 한다는 식의 사고라면 건강·안전 등과 관련한 규제는 모두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논란이 지속하자 윤 전 총장은 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예방한 뒤 취재진과 만나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자유주의 경제학의 관점에서 단속 기준을 과도하게 높여 처벌하는 것은 저소득층의 선택권을 축소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 취지였다"고 설명하면서 여당의 공세에 대해 "어이없다"고 맞받았다.

신 전 의원은 3일 TBS라디오에서 '국무총리까지 하신 이낙연, 정세균 두 분이 부정식품과 불량식품도 구분 못 하고 '불량식품을 먹어도 된다'는 식으로 왜곡을 해 비난한다"면서 "불량식품과 부정식품은 다르다. 정치적으로 악의적인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윤 후보가 아직 정치적 문법에 익숙하지 않아 굳이 다른 표현을 쓸 수 있었던 문제점은 있을 수 있다"면서 전체 발언의 맥락을 봐달라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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