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후보 스스로도 지난 3일 기자들을 만나 “앞으로 오해 살 일이 없도록 조심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최근 논란이 된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먼저 메시지 실언이다. 국가의 과도한 규제와 단속·처벌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가난한 사람은 부정식품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선택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발언이 있었다. 저출생 대책을 설명하면서는 “페미니즘의 정치적 악용이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막는다”는 언급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주52시간제’와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비판하면서는 ‘주120시간 노동’과 ‘대구 민란’ 발언이 있었다. 외교와 관련해 한·미 동맹 우선 원칙을 강조하다가 “중국이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를 먼저 철수해야 한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윤 예비후보 진영에서는 정치권에 진입해서 ‘여의도 문법’을 익혀가는 과정에서 정치적인 반대자들이 모든 것을 악의적으로 해석하고 선전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단계에서 나온 문제라고 두둔하지만, 여권과 일부 언론에서는 콘텐츠 부족에서 나온 실언으로 규정하면서 대선 주자로서의 국민 신뢰도에 의구심을 주는 발언으로 공격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대권을 넘보기에 아직 준비가 덜 돼있고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윤 예비 후보의 발언뿐만 아니라 자세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발언할 때 고개를 연신 좌우로 돌리는 습관 탓에 '도리도리'라는 별칭을 얻은 바 있는 윤 후보는 대담이나 기자 간담회 등에서 다리를 과하게 벌리고 앉는 경우가 빈번하자 '쩍벌남(공공장소에서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 옆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남자)‘이라는 별칭을 소셜 미디어에서 또 하나 얻었다. 쩍벌남 은 '민폐'나 '꼰대' 이미지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실언 이상으로 그의 이미지에 타격을 주고 있다. 윤석열 캠프 관계자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에비 후보에게 조언을 하고 있지만 짧은 시간 안에 습관을 고치기 어려운 측면이 있음을 토로하고 있다.
윤 예비후보의 실수가 계속되자 당 일각에서 PI 전문가 영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이 있었다. 이미지 관리에 대한 산발적인 여러 조언들도 잇달아 제시되고 있다. 모두 일리 있는 주장들이고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윤 예비후보 자신과 후보 캠프에서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의 PI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그래야 반복되는 실수를 줄이고 안정적인 이미지 관리가 가능해 지기 때문이다.
둘째, PI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시스템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국민의 힘 일각에서 거론하고 있는 것처럼 PI 전문가를 영입한다고 PI 관리가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PI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이미지 메이킹과 마케팅에 대한 전문성뿐만 아니라 예비 후보와 그가 추구하는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 소속 당과 경쟁 정당, 여타 후보자의 동정 정보 파악, 여론의 흐름을 파악하는 능력 등이 두루 겸비되어야한다. 이는 어느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결국 시스템이 답이다. 이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면 이를 최종 조율하고 결정하는 이가 필요하다. 그는 PI에 대한 기술적 전문가가 아닌 정무적 센스까지 갖추어야한다. 윤 예비후보가 진정으로 PI관리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그 좌장은 윤 예비후보가 전적으로 신뢰하는 캠프의 넘버 2 맨이 담당해서 실효성을 제고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PI 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최고 책임자 자신의 인식이다. PI 관리에 있어 시스템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최고 책임자 자신의 안목과 역량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도 간과할 수 없다. 참모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고 하더라도, 최고 책임자가 적극적으로 수용해 실행에 옮길 안목과 의지가 없으면 실효성 있는 PI 구축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이는 최고 책임자의 공감 능력(empathy)과도 맞물려 있다. 최고 책임자가 자신과 조직을 둘러싼 스테이크홀더(stakeholder)들의 정서를 평상시 혹은 위기 시에 정확히 읽어 내는 공감 능력을 갖고 있어야만 효율적 PI 구축이 가능한 것이다.
유재웅 우버객원칼럼니스트[을지대학교 의료홍보디자인학과 교수. 신문방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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