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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거북 접종' 동남아, 델타변이 몸살…반도체·고무장갑·車공장 '셧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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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약적 경제구조, 높은 채무비중에 재정여력 낮아"

뉴스1

태국의 부족한 병상을 확보하기 위해 돈무앙 국제공항 창고를 코로나19 임시 병원으로 바꾸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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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전세계 기업들의 공장이 즐비한 동남아시아에서 델타 변이 확산으로 고무장갑부터 반도체, 자동차까지 각종 제품의 공급망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4일 보도했다.

지난달 동남아 국가들 대부분이 공장업황이 크게 부진해 강한 회복세를 지속한 동북아, 미국, 유럽 등 제조업황과 대조적이었다.

델타 변이는 지역 일대로 번졌지만, 백신 접종은 더디기만 하다. 동남아 각국 정부들은 백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강력한 이동제한 조치 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대만에서 백신 접종률이 낮은 데다 델타 변이에 대한 예방효능도 불확실해 동남아 경제가 위기에 처했다고 HSBC이코노미스트들은 경고했다.

HSBC는 보고서에서 "동남아 지역은 현재 바이러스에도 취약할 뿐 아니라 향후 생길 수 있는 다른 각종 변이에도 취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는 제한조치는 단기 성장 전망을 계속해서 압박할 것이라고 HSBC는 예상했다.

아시아에서 4번째로 자동차를 많이 수출하는 태국에서 감염이 확산하면서 도요타 자동차는 지난달 현지 공장 3곳의 생산을 중단했다.

삼성전자, 폭스콘, 나이키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공장들이 위치한 베트남은 강력한 제한조치를 취하며 근로자들을 공장 내부 혹은 인근 숙소에 머물도록 했다.

전세계 고무장갑 생산의 67%를 차지하는 말레이시아에서도 많은 공장들이 6~7월 운영이 중단됐다.

동남아 공장에서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서 독일 반도체업체 인피니온은 말레이시아 공장 폐쇄로 피해 규모가 수 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피니온은 주로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한다는 점에서 가뜩이나 불안한 자동차 업계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공급 차질은 동남아를 넘어 아시아 태평양 일대의 경제 전반을 압박할 수 있다. 신용평가업체 무디스는 "아태 국가들의 경제는 집약적 구조"라며 "중저소득 경제국들은 사회적 불안이 커지고 채무 부담이 높은 국가들은 팬데믹을 이겨내기 위한 재정적 여력도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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