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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대한민국 저출산 문제

저출산·이농의 골…27년 지킨 산골 유일 어린이집 폐원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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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아 50명이던 어린이집, 10명으로 급감

유아반 인원수 기준 못맞춰 지원 끊길 위기

“농어촌 현실 맞게 개정해야” 호소

[헤럴드경제]27년간 학부모들의 보육 부담을 덜어준 산골 유일 어린이집이 유아반 인원 부족으로 폐원위기를 맞았다. 저출산의 골을 보여주는 이 어린이집 사례를 바탕으로, 맞춤형 운영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원 춘천시 사북면에 단 하나뿐인 신포어린이집이 폐원위기에 처한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예외조항으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신포어린이집은 1994년 문을 연 곳으로, 인근 지포리부터 신포리, 오탄리, 원평리, 지암리, 원천리 지역의 영·유아들을 돌봐왔다. 도심에서 30km나 떨어져, 산골에서 농사일을 하는 부모들도 정부 지원을 받는 보육 시스템을 이용하는데 일조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원아가 50명에 가까웠던 신포어린이집도 저출산, 농촌 공동화 현상을 피할수는 없었다. 2009년 32명이었던 원아 수가 2010년 27명으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졸업과 이농으로 인해 원아 수가 10명으로 줄었다.

원아 수 10명이면 단 1명 차이로 정부 지원을 못받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의 ‘보육 교직원 인건비 지급기준’에 따르면 정부는 농촌 어린이집 기준 원아 수 11명 이상일 때만 원장 인건비의 80%를 지원한다. 만 3~5세인 유아반은 원아가 8명 이상이면 보육교사 인건비 30%를 지원하는데 신포어린이집은 이 조건을 채우지 못하게됐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지급기준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간신히 버틸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완화된 기준이 언제까지 적용될지 장담할 수 없고, 이후 원아 수가 회복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그나마 복지부가 지난달 어린이집 운영 지침을 일부 개정해 농촌 지역 소재 어린이집에 원장 인건비 지원기준은 11명에서 5명으로 완화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유아반 보육교사 지원기준은 바뀌지 않았다.

송명희 신포어린이집 원장은 “보육교사 인건비 지원이 없다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보육교사 인건비 지원이 되지 않는다면 교재·교구 구매나 시설·환경개선 등 아이들이 누려야 할 혜택도 줄게 마련이다.

송 원장은 “모든 아이가 평등하고 안정적인 보육을 받으며 소외되는 일이 없도록 농어촌 어린이집에 맞는 현실적인 개정이나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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