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금리 급상승
한편에선 중금리대출 확대 영향
다른 한편에선 플랫폼 전략 이식 영향
"사전공지 없이 이래도 되나" 불만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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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4년 전 출범할 때 '낮은 금리와 통 큰 한도 대출'을 표방했던 카카오뱅크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5대 시중은행보다 높은 마이너스통장 대출(신용 한도대출) 금리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카뱅을 이용했던 고객들은 갑자기 높아진 금리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카뱅의 개인 신용 1∼2등급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는 연 3.62%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카뱅의 개인 신용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인 3.04% 대비 0.58%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는 KB국민은행 3.30%, 우리은행 3.27%, 하나은행 3.14%, 신한은행 2.94%, NH농협은행 2.86% 등 5대 시중은행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금리가 가장 낮은 농협은행과는 0.76%포인트나 차이가 난다. 다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의 금리 3.16%와 비교해도 0.46%포인트 높은 수치다. 지난해 카뱅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가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인 2.71∼3.06%, 케이뱅크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인 3.18%보다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급상승한 셈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개인신용 3∼4등급과 5∼6등급 대상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비교해도 카뱅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가 5대 시중은행보다 높았다. 전체 마이너스통장 대출 평균 금리도 카뱅이 3.67%로 7개 은행 중에 가장 높았다.
카뱅의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가 타행 대비 갑자기 높아진 이유를 두고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올해부터 금융당국이 인터넷 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주문하고 규제를 강화하면서, 카뱅이 금리를 올리는 방향으로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카뱅은 '가계대출 규제 압박'과 '중금리 대출 확대' 등이 마이너스통장 대출 금리를 상승시킬 수밖에 없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들어 카뱅은 중금리 대출 금리를 인하하고 한도를 높이는 등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고신용자 대출 한도는 축소하고 있다.
그런데 시중은행 측에서는 카뱅이 플랫폼 사업 전략을 은행권에 그대로 가져온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즉, 사업 초반에 대출 금리를 낮췄다가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조금씩 금리를 올림으로써, 은행의 이익으로 연결되는 '순이자마진'(NIM)을 증대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한편, 그동안 카뱅을 이용했던 고객들은 당혹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 고객은 "금리 스프레드를 충분한 사전공지 없이 이렇게 올리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인터넷은행이 저렴하다'는 생각으로 카뱅을 이용했던 많은 고객들이 앞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일반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잣대로 이를 규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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