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김정은 위임’ 언급하며 ‘주한미군철수’ 꺼낸 김여정…절제 속 대응 수위 높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김여정 “남조선 배신적 처사, 대가 치를 것”

“위임에 따라 발표”…김정은 뜻 반영 시사

주한미군 거론까지…“비핵화 협상 대비용” 분석도

남북, 연락사무소·군통신선은 정상가동

다만 군사개발 예고…미사일 도발 가능성도

헤럴드경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자료사진.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0일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 개시일에 맞춰 낸 대남·대미 비난담화를 “위임에 따라 발표”한다고 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과민반응할 필요가 없다”며 “일관성 있게 (정부)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존 북한의 주장이 담겨있는 담화”라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이 시작되는 이날 오전 담화를 내고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난했다.

한동안 언급하지 않았던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주장도 내놨다. 김 부부장은 “조선반도에 평화가 깃들자면 미국이 남조선에 전개한 침략 무력과 전쟁 장비들부터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과거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나 핵위협과 전략자산 반입 비난과는 결이 다른 것”이라며 “결국 미중대결 구도 속에서 중국의 입장과 무관하지 않아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도 “이번 담화의 가장 큰 특징은 북한이 생존권 차원에서 요구하는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명확히 포함한 것”이라며 “향후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북한은 이를 주요 조건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부부장의 이번 담화를 두고 전문가들은 비교적 수위를 절제했다는 데에 의견이 일치했지만, 향후 남북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부부장의 담화가 “북한의 입장에서는 낼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상응조치와 거친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교적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의 남북대화 거부 혹은 통신연락선 단절을 예단할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도 비록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지만, 전체적으로 정제된 표현을 사용해 남북대화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교수는 “이번 담화는 김정은의 위임을 받고 쓴 것으로 한국의 ‘배신적인 처사’를 비판”했다며 남북대화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동엽 교수도 “무미건조한 표현은 그만큼 정부에 기대가 없다는 것”이라며 대화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아울러 “담화의 핵심은 한미 훈련을 명분으로 무기개발 시험을 정당화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이 신형 잠수함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은 과거에도 한미훈련 기간에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극도로 끌어올렸다가 훈련이 종료된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갑자기 유화정책으로 전환했다”며 “과민반응하지 말고 긴 호흡과 대전략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한반도 정책을 추진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일부와 국방부가 관리하는 통신연락선 오전 개시통화는 일단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오늘 담화의 의도나 대응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고 향후 북한 태도 면밀히 주시하면서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나가고자 한다”고 했다.

munjae@heraldcorp.com

munja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