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도보다 컨텐츠 갖춘 사람 돼야, 尹·崔와 맞짱토론 하고 싶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문재인 정권 반대’ 에너지만으로는 이번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윤 의원은 이날 조선일보 데일리 팟캐스트 ‘강인선·배성규의 모닝라이브’에 출연, “두 분의 정치적 자산은 문재인 정권에 대차게 맞서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라며 “대단한 공로로 두 분이 훌륭하다는 것은 잘 안다”고 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그 공로만으로 대통령이 돼서 나라를 잘 운영할 수 있다면 100점인데, 우리의 걱정은 ‘그 에너지가 오래 갈 수 있을까’라는 점”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처럼 한 번 갈아보자고 했다가 중간에 여러 가지 실수가 나오면 실망이 생기고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두 분 모두 출마 이후 아직도 비전과 정책에 대해 별 말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를 반대하는 에너지만으로는 나라를 바꿀 수는 없다”면서 “(나라를 바꾸는) 실제 아이디어로 국민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 /조선일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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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의원은 두 사람과 본인을 비교하면서 “저 같은 사람은 인지도가 없고, 두 분은 정책 비전이 없으니 서로 아이디러를 정렬해 주고 자질을 올려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동시에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것에 대해 “그 분들은 인지도가 있으니 정책적인 비전이나 컨텐츠를 내게 빌리고 싶어 한다”면서 “하지만 내게 손을 내미는 건 ‘아랫 사람으로 머리를 빌려달라’는 말 아니냐”고 했다. 그는 “저는 거꾸로 정책 컨텐츠나 비전이 있으니 그 분들에게 인지도를 빌려야 한다”면서 “그런데 머리를 가진 사람이 인지도를 빌리는 게 쉬워요? 인지도를 가진 사람이 머리를 빌리는 게 쉬워요?”라고 반문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과거 ‘머리는 빌려도 건강은 못 빌린다’고 말했다고 하자 “세월이 많이 변했고 지금은 그 때와 다르다”면서 “갈등 구조와 글로벌 환경이 훨씬 불안정하고 복잡해져서 대통령 스스로가 어디로 갈지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으면 이 많은 갈등 요소를 관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옛날에는 대통령이 전문가에게 맡겨버리면 그만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안 된다”며 “좋은 전문가가 누군지 알아볼 안목이 있어야 하는데 본인이 사안에 대해 모른다면 그럴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 좋은 예가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했다.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은 소득 주도 성장을 하고 최저임금을 올리면 나라가 금방 좋아질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그걸 알아볼 안목이 없었고, 그래서 나라를 혼란에 빠트렸다”고 했다. 윤 의원은 “지금 같은 시기에 대통령의 핵심 자질은 그런 것을 간파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과 ‘맞짱토론’을 해서 누구의 자질이 우수한 지 한번 가려보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예전에는 윤 의원이 글을 잘 쓰는 학자, 연구원, 교수라고 여겨졌다. 그런데 정치 본능을 어떻게 숨기고 있었나?
-서울 시장 때나 당대표 선거 때 출마해 보라고 제안했었는데 초선이라고 주저했다. 얼마 안 지나고 대선까지 나왔다. 원래 대선 계획이 있었나.
“정책 전문가가 있어야 한다고 영입됐다. 그래서 대통령 선거가 올 때까지 조용히 정치에 적응하다가 선거가 되면 캠프에 가서 정책을 담당하려 했다. 정치라는 것이 뭔지 천천히 보고 1년 반 정도 보고 가야지 했다. 그런데 국회 들어가자마자 첫날 아침에 이사짐 풀고 짜장면을 먹고 있는데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이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하더라. 그래서 탕수육을 입에 물고 갔다. 그랬더니 경제혁신위원장을 해 보라고 했다. 갑자기 많은 초선 중에 주목받는 사람이 됐다. 제가 좀 모범생 스타일이어서 열심히 했다. 연구원 본능으로 두 달 안에 하기 위해 밤새고 일했다. 딱 두 달 되는 날 ‘다 했습니다’하고 들어갔는데, 바로 5분 연설을 하게된 날이었다. 아침에 의총을 하는데 임대차 법에 대해서 찬반이 분분했다. 제가 나가서 ‘이건 부작용이 너무 뚜렷해서 겁 안내고 반대해도 된다’고 했다. 그러자 제게 반대 자유 발언을 하라고 했다. 우리 당 의원은 거부하고 나가서 본회의장에 아무도 없고 여당 의원만 잔뜩 있었다. ‘나는 임차인입니다’ 발언을 했다. 그날은 반향이 있을 지 몰랐다. 그런데 다음 날 보니 네이버 실검에 올라 있었다. 발언 영상이 도는데 내가 손 떠는 장면이 나오니깐 너무 창피했다. 그런데 저녁이 되니 송혜교씨 실검보다 더 상위 순위에 있더라. 굉장히 중요한 민생 정책에 대해서 정부가 국민들을 별로 생각을 안 해주고 다른 논리로 움직였다는 걸 국민들이 느끼고 있었다. 그 지점을 제가 건드린 것이다.”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2020년 7월 30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표결에 앞서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윤 의원은 "임차인을 보호하는 것을 절대 찬성한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이 법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충분한 심사 없이 밀어붙이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고, 네티즌들 사이에서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등 화제가 됐다. /TV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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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갑자기 서울시장과 당대표 도전은 안 하고 대선에 뛰어들었나.
-야당에서 국가 정책이나 비전에 대해 얘기하는 후보는 없고 뜬구름만 잡는다는 얘기 같다.
“현재 저의 출마 효과는 다른 주자들에게 압박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윤희숙은 이렇게 이야기하는데 ‘당신의 비전은 뭐냐’ ‘무슨 생각을 하나’라고 계속 물으니 압박을 느끼는 것 같다. (야권 유력 주자들에게) ‘윤희숙을 캠프로 데려가라’고 하는 말 자체가 그 후보들의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얘기인가.
-여당은 행정권이나 곳간 열쇠를 갖고 있으니 퍼주기든 뭐든 다 할 수 있다. 그러나 야당은 거기에 동조하면 퍼주기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여권이 뭘 잘못하는지 정확하게 짚어줘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려는 건가.
“정확하게 공격을 하려고 하는데... 내 지지율이 안 오른다. 하하”
-원래 퍼주자고 하면 유권자들이 좋아하지만 안 된다고 하면 인기가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다르지 않겠나.
-이 정부의 부동산, 일자리, 성장 정책이 다 실패했다. 뭐가 잘못 됐고 어떻게 바꿔야 할 지 국민이 알아듣기 쉽게 감성적으로 지적할 수 있나.
“예를 들면 이 정부가 시작할 때 최저임금이 2년 동안 30% 올랐다. 우리처럼 이미 성장한 나라에선 2년에 30%는 도저히 소화할 수 없다. 민노총의 청구서를 수리해 준 것에서 더도 덜도 아니다. 이를 냉정하게 인식하는 것은 머릿속의 일이다. 이것을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문제는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최저임금도 못 받는 근로자가 300만명이다. 안 주는 사용자는 처벌을 받는데도 못 주고 있다. 계속 너무 빨리 올라서 이 제도가 진짜 보호하려는 사람들을 제도의 바깥으로 밀어낸 것이다. 너무 빨리 가다보니깐 사용자들이 ‘배 째라’는 식으로 간다. 진짜 어려운 사람들은 버리고, 귀족노조만 혼자 뛰어 올라간 것이다. 그 점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정치인들의 잘못이다.”
-최저임금 때문에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일자리에서 밀려나기도 한다.
“지난 2년 동안 노량진의 조그만 분식집들도 다 자동 주문 기계를 넣었다. 주인이 홀 서빙을 안 두고 혼자서 한다. 정부가 이렇게 폭력적으로 일자리 없애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윤 의원님을 일각에선 이재명 저격수라고 부른다. 이 지사와 기본 소득 문제로 강하게 논쟁했는데 한 치도 밀리지 않았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주장이 갖는 맹점은 뭔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정신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2010년쯤에 마이클 샌델 교수가 얘기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1대 99의 사회. 격차가 심해지는 글로벌화, 기술변화의 시대에 이걸 그대로 놔두면 체제 자체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자각이었다. 분노의 정치 때문에 나쁜 정치인을 뽑고 나쁜 정치인이 또 포퓰리즘적, 분리주의적인 정책을 썼다. 그럼 시장 경제가 살아남을 수가 없다. 우리 시대의 과제는 격차를 줄이는 것인데, 위의 사람을 끌어내리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사람들을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것이다.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어마어마한 재원이 들어간다. 그런데 이 지사는 이재용에게도 극빈층에도 전 국민에게 똑같은 돈을 뿌리겠다고 말을 한다. 저런 분이 여권의 선두주자라는 게 억장이 무너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이라는 말은 좋아 보인다.
“이 지사가 그 개념을 선점했다. 다른 나라에선 그렇게 대단한 개념이 아니고 일군의 학자들이 하는 이야기인데, 이 지사가 혼자서 얘기하고 데시벨도 크니 그렇게 된다. 걱정이다.”
-그래도 기본 소득은 1인당 월 8만3000원밖에 안 되고 기본 용돈 수준이다. 그런데 기본 주택은 어마어마하다. 집 없는 분들은 ‘나에게 큰 기회가 오나’라는 생각을 한다. 기본 주택이 실현 가능성이 있나.
“노골적인 뻥이다. 역세권의 좋은 땅에 30평 짜리 10억대 좋은 집을 100만 채나 짓는다는데, 일단 100만 채를 지을 땅이 없다. 정부가 이미 공공개발 한다고 대책 잔뜩 냈지만 지을 땅이 없지 않았나. 이 지사 기자회견을 보니 기자가 ‘서울에 그런 땅이 어디 있습니까’라고 질문하자 이 지사 대답이 ‘지금 지역을 특정해서도 안 되고 특정할 수도 없다’고 답을 피했다. 누가 도시 개발 계획을 누설하라고 물어봤나. 진짜 잘 둘러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기자가 기본 주택 지을 돈은 있느냐고 물으니 ‘돈 없어도 재정 부담 없이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분 정말 대단하다. 너무 놀랐다.”
-10억원 가치가 있는 곳을 60만원에 산다면 나머지 차액은 누가 대주나.
“나랏돈을 쏟아 부으면 된다. 그런데 재정 부담 없이 한다고 하니까. 그래서 내가 페이스북에 ‘가랑잎 타고 태평양 건너갈 때’라고 썼다. 이 지사님은 너무 대담하다.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를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배포가 있다. 옛날 고무신 선거는 자기 돈을 썼다. 그런데 이 지사는 나랏돈, 남의 돈으로 선심을 쓴다. 사람들이 100만 채 지을 땅이 어디 있나 물어본다면 아마 이 지사는 역세권 상가 땅을 다 몰수할 수 있다고 할 지 모른다. 안 그러면 땅이 안 나온다. 정말 몰수라도 하실 분 같다.”
-일각에선 이 지사가 실행력이 뛰어나다고도 한다.
“지난번에 지역화폐에 대해 조세연구원에서 조금 비판적인 보고서를 내자 이 지사는 (연구원장을) 징계하라고 했다. 자기 부하 직원에게 그런 이유로 징계하는 것도 큰 일인데, 자신의 업무 영역이 아닌 다른 기관에 있는 사람, 전문가적 식견을 낸 사람을 징계하라고 할 정도면 저 분이 지금보다 더 큰 권력을 가졌을 때 무슨 일을 할지 모골이 송연하다. 포퓰리즘만이 아니라 파시스트적인 생각도 합쳐져 있다.”
-여권 주자들은 모두 시장 원리를 무시하고 법적 규제만 하겠다고 한다.
“임대차법이나 집값 잡기도 그래서 망한 거다. 내가 안 할 짓을 남에게 강요해서 망한 것이다. 시장은 수 많은 사람들의 욕구에 따라 움직이는 곳이다. 아주 간단하게 자신이 할 만한 것은 남들도 하고, 내가 안 할 일은 남들도 안 한다. 그것을 무시한 채 자기들은 임대료 20% 올리면서 국민들에게는 5%만 올리라고 말하니까 무리가 생기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도 자신은 땅을 1000평 갖고 있으면서 남은 400평 가진 게 문제라고 한다. 그분의 생각하는 회로가 재미있다. 본인 땅 1000평을 그 순간 잊어버리나. 시장을 거스른다는 게 다른 게 아니다. 상식적으로 자신이 안 하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이 분들은 가장 반시장적으로 행동하는 매뉴얼이 있나 싶다. 자기 지지자들만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강성 지지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매뉴얼과 도그마가 있는 것 같다. 아무런 근거 없이 이야기를 한다.”
-실패가 반복이 돼도 고쳐지지 않고 오히려 강화된다.
“부동산 때문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졌다는 말을 하면서도 대선이 오면 부동산을 망가뜨린 원인을 시정하는 게 아니라 반대로 간다. 핵심 지지자들에게 어필하는 게 훨씬 중요한 것 같다. 아마도 경선이라서 그럴 수 있다. 그럼 이제 정직하지도 않다는 말이다.”
-왜 이재명 지사만 집중적으로 공격하나.
“특별한 의도가 있는 건 아니다. 이 지사 말의 끝이 명확하게 보인다. 파시스트적인 면도 있고 대놓고 포퓰리즘적인 말을 한다. 두 개가 합쳐졌을 때 나올 명확한 결과가 두렵다. ‘저것은 막아야 한다’고 느낀다. ‘평생 역세권 30평대를 60만원에 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사람들이 너무 시원해하고 좋아한다. 그 분의 인기 기반이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그렇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려야 한다. 그런 역할을 제가 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입당한 윤석열 전 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내놓은 얘기들은 어떻게 보나.
“두 분 다 별 말도 안했다. 두 분이 훌륭하다는 것은 안다. 그분들의 정치적 자산은 문재인 정권에 대차게 맞서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대단한 공로다. 그 공로만으로 대통령이 돼서 나라를 잘 운영할 수 있다면 100점이다. 그러나 우리 걱정은 ‘그 에너지가 오래 갈 수 있을까’이다.”
-누군가를 반대하는 에너지만으로 나라를 바꿀 수는 없다는 건가.
“그 에너지만으로는 대선 이길 수 없다. 지금처럼 한 번 갈아보자고 했다가 중간에 여러 가지 실수가 나오면 실망이 생기고 떨어질 수 있다. 아이디어가 우위에 있고 그걸로 국민 마음을 잡아야 한다. 서로 아이디어를 갈아주고 정렬해 줘야 한다. 그래서 서로 자질을 올려줘야 한다. 저 같은 사람은 인지도가 없고, 그 두 분은 정책 비전이 없으니까.”
-그래서 두 분이 윤 의원에게 손을 내밀고 있는 것 같은데.
“그 분들은 인지도가 있고 정책적인 비전이나 컨텐츠를 빌리고 싶어 한다. 저는 정책 컨텐츠나 비전이 있지만 인지도를 빌려야 한다. 내게 손을 내미는 게 ‘아랫 사람으로 머리를 빌려달라’는 말이다. 그런데 머리를 가진 사람이 인지도를 빌리는 게 쉬워요? 인지도를 가진 사람이 머리를 빌리는 게 쉬워요?”
-YS는 머리는 빌려도 건강은 못 빌린다고 했다.
“이제는 세월이 달라졌다. 그때와 다르다. 그때는 군사독재 바로 뒤여서 그 관성으로 찍어 누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때보다 갈등 구조가 훨씬 복잡해졌다. 우리나라를 둘러 싼 글로벌 환경도 불안정하고 복잡하다. 이럴 때는 대통령 스스로가 어디로 갈지 방향성이 뚜렷하지 않으면 이 많은 갈등 요소를 관리할 수 없다. 옛날에는 대통령이 맡겨버리면 그만이었는데 지금은 그게 안 된다. 좋은 전문가들에게 맡기되 대통령은 좋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볼 안목이 있어야 한다. 한데 본인이 그것을 모른다면 그럴 수 있나. 예를 들어 장하성 전 정책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을 하고 최저임금을 올리면 나라가 금방 좋아질 것처럼 몰고 갔지만, 문 대통령은 그런 잘못을 알아볼 안목이 없었다. 그래서 나라를 혼란에 빠트렸다. 지금 같은 시기에 대통령의 핵심 자질은 그런 것을 간파하는 눈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윤 전 총장, 최 전 원장과 ‘맞짱토론’을 한 번 해서 누가 자질이 우수한가 가려볼 건가.
“그거 좋다.”
-윤희숙만의 일자리 정책 복안은 뭔가.
“일자리는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만든다. 이들이 사람 쓰는 것을 무서워해서는 안 된다. 그 원인을 없애야 한다. 그래서 첫 번째 공약으로 강성노조를 말한 것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려고 하는 기업들, 사람을 쓰려는 사람들이 강성노조를 너무 겁낸다. 강성노조가 최저임금을 30% 올려서 누가 가장 피해를 봤나. 소상공인들이다. 또 그들이 고용했던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 강성 노조가 각급의 일자리를 다 없애고 있다. 오히려 진짜 사회적 약자들을 힘들게 한다. 강성노조는 지금 절대 강자다. 거기다 약자를 더 바깥으로 밀어내는 일을 한다. 젊은이들이 미래 희망을 가지려면 일자리가 제일 중요하다. 그래서 일자리 장애를 없애는 공약을 지금 하나씩 내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보통 무엇을 만들겠다, 드리겠다는 공약을 낸다. 그런데 저는 한번도 무엇을 드리겠다는 공약을 하지 않았다.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장밋빛 미래는 오지 않는다. 이 장애 요인들을 없애지 않으면 활력을 얻을 수 없고, 정부가 돈을 집어넣는다고 해도 밑 빠진 독에 물붓기다. 재정을 이렇게 낭비하는 공공부문이 있을 때는 아무리 재정을 부어도 안 된다. 꽉 막혀 있는 장애 요인들을 치워내고 밑을 막아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우리 경제가 제대로 활성화되도록 장애 요인들을 없애는 ‘개혁’이 첫번쩨다.”
-다른 후보들은 ‘새로운 규제를 만들겠습니다’ ‘무엇을 드리겠습니다’고 하는데, 의원님은 없애겠다는 공약을 하나.
“뭘 드리는 것은 장애물을 다 없앤 다음에 이야기하겠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 채무도 300조원 이상 늘어 10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미래 세대에게도 문제인데 국가 재정문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 세대가 결심해야 한다. 우리는 마치 지금 국가 채무가 1000조인데 나중에 연금 받고 살 거니깐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게 실현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우리 인구 구조는 경제활동인구 5명이 노인 1명을 먹여 살리는 구조다. 아직 양호하다. 그런데 급속한 노령화 때문에 작년에 아이들이 27만 명밖에 안 태어났다. 앞으로 20~30년 지나면 경제활동 인구 한 명이 노인 한 명을 먹여 살리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지금 일자리 개혁을 안 하면, 젊은이들이 나중에 우리 세대를 보면서 얼마나 미워할 것인가. 우리가 지금 쓰는 돈은 세금 걷어서 사용하고, 필요 없는 것들은 그만 쓰자. 그런데 국민들이 왜 동의를 안 하느냐 하면 거짓말하는 정치인들이 있어서다. ‘이렇게 써도 된다. 연금개혁 안 해도 된다’는 정치인들이 있어서 국민들이 헷갈리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정직하지 못할 때 국민들이 이를 간파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지 않으면 우리는 앞날이 어두워진다.”
-윤 의원님이 생각하는 나라, 만들려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한 마디로 젊은 사람들이 희망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미래가 무서워서는 안 된다. 지금 젊은이들은 미래가 무섭다. 집도 없고 결혼도 못한다는 두려움이 있다. 우리 세대는 또 우리 세대대로 두렵다. 모든 세대가 다 무섭다. 아이들을 낳고 싶어하지 않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가질 미래가 두려워서다. 우리나라는 그런 면에서 심하게 잘못됐다. 한 마디로 모든 사람이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나라, 어떤 변화가 와도 잘 헤쳐 나갈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 그런 사회를 위해서는 나라가 시스템으로 도와줘야 한다.”
-정치는 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윤 의원은 단기필마 느낌이 난다. 주변에 지지해 주고 캠프에 들어와 준 의원이 몇 명 있나.
“몇 분 안 된다. 다만 저를 돕는 분들은 제 정책 비전이 좋고 동의해서 돕는다. 지금 지지율 높은 두 분은 아직 정책 비전을 말하지 않았는데 앞뒤가 바뀐 것이다. 왜냐하면 정치인에게 가서 줄을 선다는 것은 그 철학과 가치를 공유하고 정책비전을 같이 추구한다는 뜻이어야 한다. 그런 게 빠진 상태에서 줄을 서는 것은 굉장히 구태다. 두 분이 그런 작업을 먼저 하고 줄을 세웠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후원회 만들고 모금은 하나.
“국회의원 후원회를 활용하고 있다. 원외에 계신 분들은 따로 만들지만 저는 경선 때 새로 만들 생각이다. 모금액이 얼마인지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윤석열 전 총장 캠프 빼고는 다들 입 닫고 있다.”
-나는 임차인이라고 했다. 집과 재산 얼마나 되나.
“서울 돈암동 집은 제가 살 때는 서울 최저가였다. 문 대통령 덕에 조금 올랐다. 나머지는 금융 자산이다. 재산 신고할 때 한 14억 정도 됐던 것 같다.”
-대통령 후보로서 본인의 매력 포인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뚜렷한 시선과 방향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공감과 조율 능력도 중요하다. 이젠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능력이 필요한 것이지 옛날 보스 정치 때처럼 카리스마 같은 것이 중요시되는 시대는 가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제 장점은 뚜렷한 비전, 방향성, 실용성, 합리적인 조율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국민들에게 잘 안 와 닿는 게 문제다. 국민들이 가진 리더에 대한 통념이 변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다. 국민들은 똑똑한 사람을 보면 ‘누구를 위해서 일하지?’라고 생각하고 리더로부터는 다른 것을 원한다.”
-결혼이나 가족은 어떻게 되나.
“부모님은 계시고 배우자는 없다. 이리 저리 찾아봤는데 없더라. 하하”
[배성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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