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팀 "있는 사실 못 밝힌 게 아니라 없는 것을 밝혀낸 것"
세월호 특검, 자료조작 의혹 불기소 결론 |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세월호 참사 증거조작 의혹을 수사해 온 이현주 특별검사팀의 10일 수사 결과 발표장에서 세월호 유가족들과 특검팀 간 공방이 오갔다.
유가족은 "증거조작은 없었다"는 특검팀 수사 결과에 "충분히 수사한 게 맞느냐"는 의문을 제기했고 특검팀은 "다 검토한 결과"라며 유감을 표했다.
세월호 유가족 일부는 이날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열린 수사 결과 브리핑장에 참석해 특검팀에 직접 궁금증을 쏟아냈다.
유가족은 "특별하게 수사하라고 했더니 특별히 '검사'만 한 것 같다. 그래서 '특검'이 아닌가란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특검이 과연 국방부와 해군, 국정원 자료를 어디까지 봤는지 묻고 싶다"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특검팀이 "국방부까지 들어가진 않았지만, 관련 자료를 다 봤다. 나타난 자료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하자 유가족은 "질문 요지를 피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인사하는 이현주 특검 |
유가족은 특검팀이 세월호 폐쇄회로(CC)TV 데이터 조작 여부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만 분석 의뢰한 점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특검팀은 "국내에 이런 것을 다룰 수 있는 기관이 몇 개 없다. 저희가 다른 기관을 찾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능력 부족이나 시간상 제약 등 기타 이유로 국과수를 뛰어넘을 기관을 찾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국과수 의뢰 자체는 유가족도 동의한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유가족은 세월호 DVR(CCTV 저장장치) 연결 커넥터로 추정된 물체 3개가 발견됐다는 특검팀 발표에도 "선체 조사 당시 커넥터는 나온 게 없었다. 제가 1∼2년 있으면서 모든 것을 사진으로 찍었는데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이냐"고 따졌다.
특검팀은 "수색 동영상을 전부 입수해서 한 컷 한 컷 확인하고 국과수에 의뢰해서 소위 커넥터로 보일 수 있는 걸 찾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가족이 "그러니까 CCTV 영상으로만 확인한 것이냐"고 재차 묻자, 특검팀은 "나중에 문제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겠지만 이런 물건을 쉽사리 버렸다는 걸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가족과 특검팀의 공방을 지켜보던 유경근 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DVR 수거 과정의 의혹에 대해선 여전히 진술에 의존한 추정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역시 증거 부족에서 기인한 게 아닌가 싶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유 집행위원장은 "수사 도중 인지된 상황에 대해서도 수사할 수 있었을 텐데 과감히 포기한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이어 "저희가 처음 문제를 제기한 것은 왜 CCTV 영상이 사고 당시 상황을 보여주지 못하는가였는데, 이 부분은 특검을 통해서도 해소가 안 된다"고 유감을 표했다.
특검팀은 "저희는 있는 사실을 못 밝혀낸 게 아니고 없는 걸 밝혀낸 것"이라며 수사에 미진함이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를 듣던 유가족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sa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