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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따상’ 기대컸던 대어(大魚), 투자자들에 쓰라림만…공모주 성공신화 저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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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가 논란 많았던 크래프톤

상장 첫 날 공모가에도 못미쳐

카카오뱅크도 ‘따상’까진 못가

데뷔 3일만에 하락세 돌아서

공모주 청약열기 한풀 꺾일듯

현대重 다음달 상장 작업 ‘속도’

세계일보

크래프톤 일반 공모 청약이 시작된 8월2일 오후 서울시내 한 증권사 창구를 찾은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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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공모주 ‘대어’로 기대를 모았던 기업공개(IPO) 성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공모주 불패’ 신화에 금이 가고 있다. 초대형 규모의 IPO가 남아 있는 상황이지만 여러 차례 실패 사례가 나오면서 하반기 공모주 투자 열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게임업체 크래프톤 주가는 공모가(49만8000원)보다 8.8%(4만4000원) 낮은 45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시초가가 44만8500원으로 하한선인 공모가의 90%선(44만8200원)에 근접하게 책정됐는데 장중 40만500원까지 빠지기도 했다.

공모가 고평가 논란으로 청약 흥행이 부진했던 데 이어 상장 첫날 결국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중국의 강력한 게임규제에 따른 성장성 불안, 공모가 논란 등이 크래프톤 흥행 참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전날보다 9.04% 내린 7만1400원을 기록했다. 상장 사흘 만에 처음 하락 마감이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첫날 공모가(3만9000원)보다 79%가량 상승한 6만9800원까지 올랐다가 이튿날 7만8500원으로 추가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역시 ‘대단한 성공으로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 투자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지난해 IPO 대어들이 줄줄이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를 형성한 후 상한가)을 달성했던 것에 비하면 카카오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것이다.

지난해 공모주 돌풍 주역이었던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와 올해 3월 상장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모두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해 투자자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안겼다.

세계일보

카카오뱅크가 코스피에 상장된 6일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 전광판에는 카카오뱅크 상장 관련 문구가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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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에도 공모주 시장 전망은 밝았다. 평년보다 많은 기업들이 IPO를 준비하고 있어 이를 통해 올해 증가하는 시가총액만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회복 전망에 증권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도 ‘청약만 되면 무조건 많이 번다’는 공모주 투자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 이후 따상은 나오지 않았다. 기대주였던 카카오뱅크뿐만 아니라 SKIET, HK이노엔,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상장 첫날 종가가 공모가 대비 각각 47%, 16%, 17% 오르는 데 그쳤다.

공모주 열풍이 한풀 꺾였다는 분석에 전문가들은 대체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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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은행 규제를 받고, 크래프톤은 한가지 상품에 승부를 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 둘의 사례를 두고 공모주 성공신화가 끝났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면서도 “공모주 투자에 있어서도 향후 성장성을 고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투자연구원은 “주식시장 자체가 좋지 않은 데다 금리 상승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모주 실패 사례가 잦아졌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향후 공모주 투자에 신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다만 역대급 시총 규모를 갖춘 LG에너지솔루션 IPO가 남아 있기 때문에 공모주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기업가치가 100조원까지 전망되는 LG에너지솔루션은 10∼11월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다른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히는 현대중공업은 이날 증권신고서를 금융위원회에 제출하는 등 다음 달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총 공모주식은 1800만주, 1주당 희망공모가액은 5만2000∼6만원이다. 공모 자금이 최대 1조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소형 기업 IPO도 선방하고 있다. 이날 청약이 마감된 아주스틸은 일반 청약경쟁률 1419.73대1, 브레인즈컴퍼니는 1190.39대1로 대박을 터뜨렸다. 다만, 국내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탈은 이날 432만6600주를 공모해 증거금 8조4001억원을 모았다. 공모가는 5만9000원, 최종 경쟁률 65.81대1을 기록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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