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한밤중 기습 비상 계엄 선포에 성난 민심의 물결이 대전지역을 뒤덮었다. 시민들은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했다.
4일 오후 7시 대전 둔산동에서 열린 비상시국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고 있다. 강은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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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7시 대전 서구 둔산동 은하수네거리에 모여든 시민들의 손엔 ‘윤석열 퇴진’, ‘윤석열 OUT’, ‘헌정유린 윤석열 즉각 퇴진’의 손피켓이 들려있었다.
이날 규탄 발언에 나선 김율현 민주노총대전본부장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짓밟고 헌법적 가치와 민주주의를 짓밟겠다는 윤석열 정권을 이제 국민들은 누구도 우리의 대통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란 주범 윤석열을 체포하고 처벌해야 한다. 윤석열을 구속시키는 투쟁을 현실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창근 대전충청 5·18민주유공자회장이 4일 대전서 열린 비상시국대회에서 연대발언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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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근 대전충청 5·18민주유공자회장은 “나는 전두환 계엄의 피해자이자 고문 피해자”라며 “어젯밤 44년 전 광주를 유린했던 공수부대를 비롯한 군인들의 침탈이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똑똑히 오롯이 지켜보았다. 44년 전 광주에서 수많은 시민들의 항쟁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왔듯 바로 우리들이 그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현장이고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발언대로 나선 이해천 대전충청대학생진보연합 대표는 “우리 청년학생에게도 계엄령은 처음이었다. 역사로만 들었던 계엄령을 실제로 들었다는 사실에 꿈을 꾸고 있나 생각도 했다”며 “대학생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윤석열 탄핵을 위한 실천을 진행했다. 윤석열 정권에 분노했지만 행동하지 않았던 대학생들이 점점 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제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힘주어 외쳤다.
4일 오후 7시 대전 둔산동에서 열린 비상시국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고 있다. 강은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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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몇 시간 만에 계엄령이 무산됐다는 게 하나의 해프닝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점점 생각해보면 ‘아 간밤에 우리 죽을 뻔했구나. 간밤에 우리나라가 망할 뻔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며 점점 소름이 끼친다”며 “그 소름끼치는 원인을 전부 제거할 수 있도록 함께 나서자”고 강조했다.
김병구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상임대표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와 계엄사령부의 포고령은 명백히 자유민주적 헌정질서를 유린한 것이고 내란죄의 범죄”라며 “시민사회단체 모두가 연대해 윤석열을 함께 끌어내릴 것이다. 민주경찰은 내란죄로 윤석열을 즉각 체포하라”고 역설했다.
집회엔 하교하던 고교생, 퇴근후 집에 가던 직장인, 집회 참석을 위해 거리로 나선 시민 등 각계각층이 운집했다.
김율현 민주노총대전본부장이 4일 대전서 열린 비상시국대회에서 연대발언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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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한순천(64·동구 용전동)씨는 “오늘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한다고 해서 일 마치고 왔다”며 “어제밤 일을 겪으며 대통령이 국민을 우습게 안다고 생각했다. 퇴진 만이 답이다”라고 말했다.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고3 학생들도 ‘윤석열 퇴진’ 손깃발을 들며 집회에 동참했다. 이들은 “집회가 궁금해서 왔는데, 어제 혼자만 느꼈던 부분이 연대 발언에서 속시원해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4일 오후 7시 대전 둔산동에서 열린 비상시국대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을 외치고 있다. 강은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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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주최측 추산 3000명의 시민이 운집했다. 주최 측이 준비한 1500개의 방석은 금세 동이 났고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한 많은 시민들이 서서 함께했다. 윤석열정권퇴진대전운동본부는 5일에도 오전 8시 은하수네거리에서 퇴진 선전전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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