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아프간 상황 더 악화…이전 6~12개월 함락 평가보다 빨라져"
장악 지역 늘려가는 아프간 무장조직 탈레반 |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행정부 당국자 사이에서 아프가니스탄 반군 탈레반의 수도 카불 함락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WP에 미군이 지금은 90일 이내에 수도가 함락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당국자는 한 달 내에 이 일이 생길 수 있다고까지 언급했다.
이는 미 정보당국이 미군 철군 후 6개월에서 12개월 이내에 카불이 함락될 수 있다고 본 이전의 엄혹한 평가보다 더 빨라진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일부 당국자들은 아프간 상황이 지난 6월보다 더 나빠졌다고 말했고, 군의 새 정보 평가에 정통한 이는 "모든 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전망은 미국의 철군 시작 이후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군으로부터 꾸준히 장악 지역을 넓혀가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미국은 8월 31일 철군 완료를 목표로 한다.
아프간 정부군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전체 34개 주도 중에 탈레반이 장악한 지역은 9곳으로 늘었다. 유럽연합(EU)의 고위 관리가 "탈레반이 현재 아프간 영토의 65%를 통제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CBS방송도 카불이 30일 이내에 탈레반의 압력을 받고 90일 이내에 함락될 수 있다는 미 당국자의 발언을 전했다.
아프간전 미군 철군 결정한 바이든 (PG) |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이 카불 주재 미 대사관의 인력에 대한 추가 감축 가능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온다.
WP는 미국 정부 내 대화가 아프간 대사관을 계속 열어둘지, 이 경우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할지로 옮겨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군 당국이 미 외교관과 비군사 요원의 대피가 촉박하게 이뤄지고 일부 시나리오는 카불이 30일에서 90일 사이에 함락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책을 변경하지 않는 한 탈레반을 향한 미국의 공습은 이달 말 미군 철수 완료와 함께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WP는 전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카불의 조기 함락 가능성과 관련한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우리는 익명의 평가가 아니라 미국 정부가 한 정보 평가에 의존한다"고 답했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그 나라 일부에서 악화하는 안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관점에서 특정한 결과가 반드시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언론 질문에 아프간 미군의 철수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면서 아프간 정부 지도자들을 향해 "그들은 자신을 위해 싸우고 그들의 국가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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