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때 투자하기로 했다]는 현업 벤처캐피털 대표님이 ‘내가 왜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를 이야기하는 코너입니다. 이번주는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님이 뮤직카우의 투자 스토리를 전합니다.
도쿄 올림픽의 숨은 승자는 K-팝이었다. 한국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들은 효과음이나 배경음악으로 빈번하게 사용됐고, 경기 전 K-팝 댄스로 몸을 푸는 수영선수의 모습이 큰 화제가 됐다. LB인베스트먼트가 두 차례 투자한 뮤직카우의 광고도 올림픽 기간 내내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윤종신, 선미, 이무진 등 유명 아티스트들이 등장한 뮤직카우의 광고는 올림픽 중계와 더불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며 K-팝의 새로운 입지를 보여줬다. 필자는 세계 팝시장의 역사를 새로 쓰는 BTS의 하이브(이전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초기부터 투자하며 K-팝의 글로벌 성장과 잠재력을 경험했다.
이후 K-팝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지켜보면서 새롭게 도전할 K-팝 영역을 찾고 있었다. 그 때, 음원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기획사나 아티스트들에 대한 투자와는 다른, 혁신적 사업모델을 갖춘 스타트업에 눈에 띄었다. 바로 뮤직카우(정현경/김지수 대표)였다.
음악 저작권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옥션(Auction)형태로 거래한다는 획기적 사업모델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전개하는 회사였다. 창업자인 정현경 대표는 실제 작사가다. 버스커버스커의 ‘서울 사람들’, 바비킴의 ‘가슴 앓이’ 등이 정 대표의 대표곡이다. 정 대표는 작사를 통해 저작권 수입을 벌면서 초기 6개월이 지나면 하락세가 나타난다는 일정한 기간적 패턴을 발견했다. 또 아티스트들이 가져가는 저작권료 비율이 타 국가 대비 국내에서 유독 낮다는 점을 파악했다.
◇BTS 투자 성공한 LB인베스트, 그 다음 투자 ‘뮤직카우’
정 대표는 금융 전문가인 김지수 대표와 머리를 맞댄 끝에, 저작권이라는 안전자산을 누구나 거래할 수 있는 획기적인 온라인 플랫폼을 탄생시켰다. 이것이 바로 2017년 세계 최초로 등장한 저작권 거래 플랫폼 뮤직카우다.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저작권을 플랫폼에 올리고, 누구나 해당 저작권에 투자해 수익 창출을 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LB가 투자한 첫번째 이유는, 뮤직카우가 음악 저작권 거래라는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다양한 투자를 희망하는 2030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대안을, 음악 팬들에게는 새로운 음악 소비문화를 제시했다는 점이었다. 아티스트들은 동사의 플랫폼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해, 장기적으로는 더 많은 창작물들을 만들 수 있는 산업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냈다.
두번째 이유는, K-팝의 높은 성장세이다. 21세기 비틀즈인 BTS는 K-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글로벌 음원 시장에 보편화 시키며 기존 글로벌 팝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국내 음원 저작권 시장은 2018년 기준 약 2,886억원으로 비교적 작은 편이었지만, 앞으로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게다가 K-팝의 글로벌화는 저작권 거래 시장의 글로벌화와도 결부돼있다고 판단했다.
세번째 이유는, 한국에서 K-팝 음악 저작권 온라인 플랫폼의 사업성이 검증된다면, 해외 시장에서 더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 분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최근 웹소설, 웹툰 등 다양한 디지털 컨텐츠 수요를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며 한국이 그 중심에 있다. 다양성과 확장성이 무궁한 디지털 컨텐츠의 저작권 관련 시장 잠재력은 매우 높다고 판단된다. LB는 2회에 걸쳐 총 50억원을 선도적으로 투자해 뮤직카우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산업은행과 함께 170억원 투자했다, 그 잠재력 끝까지 지켜보고 싶다
최근 산업은행과 협력하여 성공적으로 170억원의 투자를 진행했다. 뮤직카우의 저작권 거래액은 2019년 71억원이었지만, 작년에는 476% 성장한 33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더욱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에는 대표적인 역주행 아이돌인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 흥행하면서 덩달아 뮤직카우까지 큰 주목을 받았다.
음악 산업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뮤직카우가 롤린 같은 유망한 곡의 저작권을 선제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었다.
뮤직카우가 추진하는 음악저작권 온라인 플랫폼은 전 세계에서도 최초의 시도다. 현재 K-팝이 전세계 음악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K-팝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음악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뮤직카우는 아티스트와 팬, K-팝 생태계 성장을 위한 ‘윈-윈(Win-Win)’ 플랫폼이다. 아티스트에게는 창작의 안정적 기반을 제공하고, 팬들에게는 음원 소유를 통한 직접 참여의 기회, 새로운 투자상품을 찾는 2030 투자자들에게는 저작권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투자 플랫폼 제공하기 때문이다.
뮤직카우는 한국에서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검증한 이후, 일본, 동남아, 북미 등 글로벌 시장으로 서비스 대상을 확대할 것이다. 또 음원 외에 다양한 디지털 컨텐츠 영역으로도 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다. 창작자들과 팬덤, 투자자에게 모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 혁신적인 사업 모델의 뮤직카우가 앞으로 해나갈 도전과 비상을 기대한다.
◇정현경 뮤직카우 대표의 짧은 인터뷰 “저작권은 새 재화이자 금융 상품, 연 8~10% 수익 난다”
쫌아는기자들 2호가 정현경 뮤직카우 창업자와 짧은 인터뷰를 했습니다.
“저작권의 가치를 발견하게 된 계기는 직접 작사를 하면서 알게 됐어요. 20대부터 창업을 했고, 잠시 쉬는 기간 작사를 꽤 했죠. 저작권료를 받아봤어요. 처음 신곡일 때는 저작권료가 많이 들어오고, 점점 통장 입금액이 줄어들더군요. 그리고 3년이 지나니 하락세가 멈추고 꾸준히 비슷한 금액이 들어왔어요. 신기했죠. 그래서 다른 곡의 저작권료 패턴을 알아봤더니 다들 비슷한 거예요. 저작권이 예측 가능한 금융상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발견했죠.”
“롤린 같은 역주행은 정말 특수한 케이스고요. 다른 곡들의 저작권료 수입 데이터를 집계하면 장기 보유했을 경우 연평균 8~10% 수익이 나요. 저작권은 마이너스 금리 시장에 매력을 가진 투자 상품이죠. "
“히트곡 저작권은 뮤직카우에 나오지 않는 것 아니냐고요? 아뇨. 요새는 바뀌었어요. 아티스트와 제작사의 니즈와 맞아 떨어졌거든요.”
“저작권료는 긴 시간 동안 수익이 배분돼요. 하지만 아티스트와 제작사도 목돈이 필요할 수 있어요. 오랜 기간 적금처럼 받을 돈의 미래 가치를 현재로 당겨와서 받는 개념이죠. 아티스트는 목돈으로 다시 음악에 투자하고요.”
“옥션처럼 저작권을 경매해요. 공급이 한정적인 재화라 시작가 대비 가격이 3~4배씩 오르는 경우도 있어요. 이렇게 생긴 상승분의 30~50%를 아티스트에게 돌려드리기 때문에 저작권료를 양도할 아티스트들의 니즈가 있죠.”
“팬들과 소중한 것, 내 곡의 가치를 나눈다는 가치도 만들어낼 수 있어요. 새로운 팬덤의 시대와 맞아 떨어졌죠.”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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