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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서울 초등교사 30% 덜 뽑는다…저출산에 임용절벽 현실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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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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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로 내년도 공립 초등 교원 임용 인원이 서울에서 30%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일반화되자 퇴직 교원마저 줄어들면서 교대 졸업생에게 임용시험은 더욱 치열한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2학년도 공립 초등 교원 선발예정인원은 3455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3% 감소했다. 경기 등 일부 지역에서 신설학교 효과로 선발예정인원이 늘어난 것에 비해 서울 및 비수도권에서는 감소폭이 컸다.

서울의 신규 임용은 213명으로 전년 대비 29.5% 줄었고 대구는 50명으로 44.4% 감소했다. 여기에 광주는 단 6명만 선발해 45.5% 감소했다. 전남이 38.3%, 경남이 28.6% 감소하기도 했다.

신규 임용 규모가 급격하게 감소하게 된 배경엔 학령인구 감소가 있다. 2012년 48만5000명 수준이었던 출생아 수는 2020년 27만명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작년 출생아는 전국적으로 전년 대비 10% 줄어들었는데 경남은 20%, 경북은 19% 줄어 향후 비수도권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규 교원 임용 감소도 염려되고 있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인원 감소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단순히 학급당 학생 수 줄이기만 의식해 교육부나 시도교육청이 교원을 늘리기에는 부담이 컸다. 이미 서울시교육청은 임용시험에 통과하고도 발령을 못 받는 인원 적체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교육청은 2017년 교대생을 846명 선발한 이후 매년 300명 수준만 선발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단 학생 수가 감소해 신규 교원 수요가 적은 상황에서 당장 올해 많이 뽑으면 3년 뒤에는 아예 신규 임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면서 "매년 일정한 인원을 선발하기 위해선 향후 입학 인원까지 고려해 선발인원을 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생 수 감소뿐만 아니라 교원 퇴직이 줄어든 것도 신규 임용에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2월 말 기준 교원 명예퇴직 인원이 10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나 감소했다. 공무원 연금 개혁에 따른 불안으로 2000년대 말 명예퇴직 인원이 늘어나며 신규 교원 임용에 다소 숨통이 트였던 효과가 끝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이어지면서 교권 침해 우려가 줄어든 점도 명예퇴직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명예퇴직뿐만 아니라 휴직 인원도 줄어들었다. 교육부 추계에 따르면 초등학교 교원 정년퇴직이 2020년 1067명, 2021년 1566명에 불과해 당분간 자연퇴직으로 인한 신규 교원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을 전망이다.

매년 지역 각 교대에 300~400명이 입학하고 졸업하기 때문에 교대생에게는 임용시험 통과가 더욱 힘든 바늘구멍이 됐다. 교대 졸업인원에 비해 선발인원이 많은 곳은 경기·인천 지역 정도에 불과하다. 이미 2021학년도 초등 임용시험 경쟁률도 전국이 1.9대1이며 서울은 3대1, 광주는 6.9대1에 달할 정도로 높아졌다. 교대 취업률 역시 6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교대 정원 조정에 관한 논의는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고 있다. 현재는 초등 교원 선발인원이 3500명으로 총 4000명에 달하는 전국 10개 교대에 비해 그리 적은 편은 아니지만 교육부가 작년 7월 발표한 교원수급 변경계획에 따르면 2020년 3916명이던 신규 채용 교원 수는 2023년이면 3000명 내외로 25%가량 줄어든다. 이 때문에 교대 내부에서는 앞으로 교대가 단순히 초등교사만 양성하는 목적형 대학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편 교사들과 교대생들은 이번 초등 교원 선발인원이 학급당 학생 수 감소를 통한 교육의 질 높이기에 상반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서울교사노조는 성명을 내고 "서울은 타 지역에 비해 사회적 거리 단계가 높고, 과밀학급이 많아 학습 격차, 방역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유·초·특수학교 교사를 감축했다"면서 "팬데믹 시대에 과밀학급 해소와 학급당 학생 수를 전국 평균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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