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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

이재용 출소에…'배터리공장 후보' 일리노이·미시건 들썩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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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미국 현지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건설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장기적 계획에 따라 진행하는 일”이라고 회사는 밝히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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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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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석방 취지에 맞는 역할 기대"



15일 배터리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삼성SDI 실무진은 미국 현지 배터리 공장 건설을 위한 부지 답사를 진행 중이다. 익명을 원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공개된 지역 등 최소 3곳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며 “협력할 자동차 업체와 해당 지역의 세제 혜택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막대한 자금이 투여되는 사업이라 이 부회장의 의지가 개입된다면 그 속도와 규모가 빨라지고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현지에서는 삼성SDI의 공장 건설 부지가 다음달 결정될 것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일리노이주 지역 방송국인 WGLT는 이 부회장 가석방이 이뤄진 13일 “크리스 쿠스 노멀 시장이 ‘삼성이 9월 중으로 공장 부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국익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가석방 취지 설명처럼 글로벌 경쟁에서 이 부회장의 역할이 기대된다”며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배터리 분야 투자 역시 그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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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헝가리 배터리 공장 조감도. [사진 삼성S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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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공장 우리 지역에 지어지길”



삼성SDI 실무진의 현지답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딕 더빈 미국 연방 상원의원(민주당ㆍ일리노이주)의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졌다, 더빈 의원은 삼성SDI가 일리노이주 노멀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현지 행정당국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 한국에서 협상단이 왔다. 나는 그들과 대화를 나눴으며, 다른 사람들도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삼성 공장이 리비안 옆에 지어지길 바란다”며 “배터리 공장이 설립되면 일자리도 수천 개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지난달 말 2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생산 업체와 협력할 것이지, 단독으로 공장을 설립할 것인지 등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초기 진출 규모를 약 30GWh(100KWh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 픽업트럭 30만대 분량) 수준으로 전망하지만 이는 순수 전기차 약 50만대 대응이 가능한 규모로 부족하다”며 “미국 전기차 수요 성장을 고려했을 때 추가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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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배터리가 장착된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의 전기 픽업트럭 'R1T'.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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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스텔란티스와 협력 논의



더빈 의원의 바람처럼 삼성SDI가 리비안과의 협력을 고려해 노멀에 배터리셀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있다. 리비안은 2009년 설립된 전기차 회사로 아마존과 포드 등에서 80억 달러(약 9조4000억원)를 투자받았다. 다음달 전기 픽업트럭 ‘R1T’를 소비자들에게 양도하고, 뒤이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R1S’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4월 R. J. 스캐린지 리비안 최고 경영자(CEO)는 “전기차용 배터리 셀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삼성SDI와 협력해 왔다”라면서 “리비안의 배터리 모듈 및 팩과 결합할 삼성SDI 배터리셀의 성능이 기대된다”라고 말해 삼성SDI와의 협력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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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의 배터리가 실린 지프 랭글러 루비콘 4xe. [사진 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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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ㆍ시트로엥ㆍ피아트ㆍ크라이슬러ㆍ지프 등 14개의 브랜드를 거느린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공장을 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만간 국내 선보이는 지프의 첫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2021 랭글러 4xe’에 삼성SDI의 배터리가 실리는 게 알려지면서다. 스텔란티스는 최근 미시건주 디트로이트에 지프 제조 공장을 건설했다.

삼성SDI 역시 디트로이트와 가까운 미시건주 오번힐스에 전기차용 배터리팩 조립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이 공장을 중심으로 셀 제조까지 가능한 완성형 배터리공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 리비안 공장이 있는 일리노이주에는 FCA와 피아트 등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의 생산공장도 있다. 스텔란티스는 현재 4%인 미국 내 전기차ㆍPHEV와 같은 친환경자동차의 신차 판매 비율을 2030년까지 4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한 배터리 협력 업체를 물색 중이다.

리비안ㆍ스텔란티스 두 회사 모두와 협력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로이터는 지난달 삼성SDI가 스텔란티스에 최소 3조원, 리비안에는 1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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