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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블링컨 "아프간 대사관 공항 철수중…남는 건 더는 이득 안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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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에 대한 공격 차단 임무 성공…철수중 탈레반 방해시 단호 대응"

"사이공 상황과 달라"…"철군, 트럼프-탈레반 협정에 얽매여, 취소했다면 또 전쟁"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에 사실상 항복한 가운데 수도 카불에 있는 미국 대사관이 완전 철수를 위해 공항으로 이동 중이라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아프간 정부 붕괴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이같이 말한 뒤 "만약 탈레반 측이 (현지) 미국 인력을 방해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사관 인력 대피와 관련해 "매우 계획적인 방식으로 질서정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미군과 함께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사관 직원들이 공항으로 이동하기 전에 대사관 내 관련 서류와 기타 물품들을 없애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AP통신은 민감한 자료들이 탈레반 수중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작업을 하는 동안 검은 연기가 카불 상공에 뿜어져 나왔다고 보도했다.

대사관 인력 대피는 대사관 경내에서 미군 헬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AP는 "이 장면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점령할 수 있다거나 미군 헬기가 대사관 옥상에서 이륙하는 등 아프간전이 베트남전을 연상시키는 장면으로 끝날 것이라는 우려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초 무시한 이후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블링컨 장관은 "이곳은 명백하게 사이공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유일하게 패배한 전쟁으로 불리는 1975년 베트남전 패망 직전 미국이 벌인 최후의 탈출 작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항변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전 패망 당시 미국은 작전명 '프리퀀트 윈드'를 통해 헬기를 미 대사관 등에 띄워 사람들을 탈출시켰다. 대사관 인근 호텔 옥상에 내린 헬기를 타려고 사람들이 줄지어 사다리를 오르기도 했다. 이 장면은 '미국의 치욕'으로 불린다.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아프간 전쟁 종료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탈레반 측과 벌인 철군 협정에 얽매여 있다며 철군 결정을 옹호했다.

그는 철군 결정을 취소했다면 미국이 탈레반과 다시 전쟁을 벌였을 것이며 수만 명의 미군을 아프간에 다시 급파해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프간 주둔을 통해 그간 미국에 대한 공격을 막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며 더는 아프간에 남는 것은 미국에 이득이 안 된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작년 2월 아프간 내 외국군을 올해 5월 1일까지 철수하기로 탈레반 측과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시기를 늦춰 올해 9월 11일 전에 철군을 완료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 정부 관계자는 탈레반의 카불 진격을 눈앞에 두고 72시간 내인 오는 17일까지 대사관을 폐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CNN이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대사관 인력이 하루 이틀 뒤 카불에서 빠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핵심 외교 인력을 유지하면서 안전하고 질서 있게 미 관리들을 대피시키도록 더 많은 미군이 보내졌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아프간 내 미국 및 동맹국 요원들의 안전한 감축과 미국을 도운 현지인의 대피를 돕는 임무 등을 수행하기 위해 기존 계획보다 1천 명 늘린 5천 명의 미군의 배치를 승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honeyb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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