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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은둔의 리더부터 외교·군사 달인까지…탈레반 이끄는 지도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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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지도자는 아쿤드자다…2016년부터 은둔 속 카리스마 발휘

대외 소통 책임자는 바라다르…하카니는 재정·군수물자 담당

연합뉴스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 [AFP=연합뉴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재집권을 눈앞에 두면서 탈레반을 이끄는 지도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슬람 수니파 강경 보수집단인 탈레반은 1994년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에서 결성됐다. 이슬람 학교(마드라사) 출신 학생이 주축을 이뤘다. 탈레반의 의미도 '학생'이다.

탈레반을 창설한 이는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다. '얼굴을 없는 지도자'로 불린 그는 뛰어난 리더십으로 탈레반의 세를 불렸다. 1996년 아프간 정권까지 장악했다.

추종자들은 그를 '물라'(스승)라는 수식어를 붙여 불렀다. 오마르는 2013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탈레반 최고 지도자는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라는 인물이다. 1961년생으로 추정되는 그는 2016년부터 탈레반을 이끌고 있다. 최고 지도자는 정치, 종교, 군사 관련 중요 결정을 내린다.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인 그는 좀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행방도 늘 묘연해 은둔하며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별칭은 '신도들의 리더'(Leader of the Faithful)다.

아쿤드자다의 제자인 물라 이브라힘은 최근 뉴욕타임스(NYT)에 그의 카리스마와 얽힌 일화를 전했다.

이브라힘은 "그의 강연 도중 한 명이 아쿤드자다를 향해 총을 겨눴는데 총은 먹통이 됐고 탈레반이 그를 제압하려고 달려들었다"며 "이런 소란 중에도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쿤드자다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탈레반은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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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지도자 중 한 명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AFP=연합뉴스]


반면 탈레반 창설자 중 한 명으로 조직 내 2인자로 평가받는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아쿤드자다와 성향이 완전히 다르다.

그는 지난해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 평화협상단을 이끌며 활발하게 대외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란, 러시아 등 각국을 누비며 탈레반의 외교를 사실상 책임지며 대외 소통 창구 역할도 한다. 협상 기술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중국 톈진(天津)에서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만난 이도 바라다르다.

바라다르는 아프간의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자국 내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중국 측에 "어떤 세력도 아프간 영토를 이용해 중국에 해를 끼치는 일을 허락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어 "중국이 아프간 재건에 더 많이 참여해 경제발전에 더 큰 역할을 하기 바란다"며 '투자 유치' 의욕까지 보였다.

무하마드 오마르의 아들인 물라 무하마드 야쿠브도 중요한 인물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탈레반 군사 작전을 총괄하고 있다.

30대 초반으로 알려진 그는 그간 여러 차례 최고 지도자 후보로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연계 조직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는 탈레반의 재정과 군수물자 조달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하카니 네트워크를 조직해 반(反)소련 게릴라전을 이끈 잘랄루딘 하카니의 아들이다. 나이는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하카니 네트워크는 1990년대 후반부터는 아프간을 장악한 탈레반과 손을 잡았다. 이후 여러 테러를 배후 조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카불 트럭 폭탄 테러 등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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