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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아프간 철군 주도했던 트럼프, 되레 “바이든 무능, 물러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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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역사상 가장 완전한, 큰 패배"

공화당서도 '바이든 책임론' 공세 수위 높여

바이든 행정부 "트럼프가 짠 계획" 반박 중

다만 여당에서도 아직 말 아끼고 있어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국제사회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아프가니스탄 전 지역 장악에 성공하고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까지 접수하자 미국 정치권에선 아프간전 패퇴 책임을 둔 날 선 공방이 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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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백악관에서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회담에 앞서 환담을 나누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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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이 아프간에서 한 일은 전설적이다”라며 “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패배 중 하나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자신이 계속 대통령이었다면) 아주 다르고, 훨씬 더 성공적인 철군을 했을 것이다. 아프간에서 일어나도록 허용한 일과 관련해 바이든이 불명예 퇴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나약함과 무능, 총체적인 전략적 모순에 따른 완전한 실패”라고 지적한 데 이어 ‘바이든 책임사퇴론’까지 들고 나온 것이다. 아프간 주둔 미군 철군이 자신의 대통령 재임 시절 협의된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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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바이든이 불명예 퇴진해야 할 때”라며 “내가 계속 대통령이었다면 아주 다르고, 훨씬 더 성공적인 철군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야당인 공화당의 공세도 수위를 더하고 있다. 마이클 매컬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는 CNN에 나와 “완전히 실패했다. 그들은 탈레반의 힘을 완전히 과소평가했다”라며 “미군 철수와 그에 이은 탈레반의 카불 점령 사태에 바이든이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브 스칼리스 공화당 하원 원내총무는 이번 사태를 “(아프간은) 바이든의 사이공”이라고 규정하며, 바이든 책임론에 가세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오히려 ‘트럼프의 실책’이라고 맞서는 중이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이날 여야 정치권에 아프간 사태에 대해 브리핑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두 장관은 “철수 시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밑그림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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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왼쪽)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이들은 15일 여야 정치권에 아프간 사태에 대해 브리핑을 하며 아프간 철수 시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밑그림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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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본격적인 활동이 어려운 겨울을 기다리지 않고 서둘러 미군을 철수시킨 것은 전략적인 실수”라는 일부 의원들의 비판에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미 지난 5월 1일을 철군 기한으로 잡으면서 철수 시기에 대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답했다.

이미 8월 말로 한 차례 늦춘 철수 시기를 더 지연시킬 경우 평화 합의 자체가 깨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블링컨 장관은 의원들에게 “전쟁 수행 능력과 전쟁 수행 의지는 별개라는 사실을 목도했다”며 아프간 정부의 실패를 지적하기도 했다.

여당인 민주당은 강대강 대응 대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진 섀힌 민주당 뉴햄프셔 상원의원만 이례적으로 “미군 철군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는 짧은 반응을 내놨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역사는 아프간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인권적 행위의 책임을 미국에 물을 것”이라고 비판 성명을 냈다.

한편 WSJ에 따르면 15일 열린 브리핑에서 두 장관은 아프간 수도 카불 이외의 외국인 및 정부 협력자 철수에 대해서 “그들까지 도울 자원은 없다”고 답했다.

김홍범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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