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군사들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라그만 지방의 한 거리에서 무장한 채 서있다. © AFP=뉴스1 © News1 원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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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을 점령하고 종전 선언을 한 가운데 아프간에서 미군 철수를 고집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영국 BBC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간 분쟁 현장에서 일했던 군인, 정치인, 현지 시민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미군 철수 결정이 지난 20년간의 노력과 희생을 뒤엎고 인도주의적 재앙을 불러왔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부터 "미국은 전쟁의 임무를 제한해야 한다"며 아프간에서의 미군 철수 입장을 고수해왔고 당선 직후 이를 현실로 만들었다.
아프간 주둔 미군은 오는 31일 완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번달 공개된 미 정보보고서에서 미군 철수가 시작되는 지난 5월1일로부터 90일 이내에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결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결국 탈레반은 이날 수도 카불을 함락했고 사람들은 바이든의 결정을 비난했다.
카불 주둔 미군 사령관이었던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는 "현재 상황은 분명히 비참하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은 심각한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인식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2009년 미국 주재 파키스탄 대사직을 지낸 후세인 하카니도 "바이든 대통령은 항상 '우리의 싸움은 탈레반이 아닌 알카에다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이를 들을 때마다 나는 항상 그가 순진하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2003년 미군의 통역을 맡았던 아프간계 미국인인 호사인 자호리는 "미국은 아프간 국민들을 탈레반의 손에 맡겼다"며 "나는 더이상 미국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에 7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인 미국 국민들도 상황이 바뀌자 이탈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BBC는 전했다.
미국 시민 브룬은 "이론적으로 미국인들은 그동안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원했다"면서도 "하지만 아프간에서 미군이 1975년 베트남전 당시 '사이공 철수'때의 모습과 비슷한 모습을 보이면서 사람들은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어졌다"고 전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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